경일대학교 신입생인 이나경(가명) 씨는 캠퍼스 분위기를 제대로 즐기지도 못한 채 2학기를 마쳤다. 코로나19 대규모 확산 이후 등교 대신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들어야 하는 날들이 많아졌고, 같은 과 친구들과도 친해지지도 못했다.
대학교에 진학하면 행복한 날들이 펼쳐질 줄 알았지만 상상과는 다른 현실에 무기력함과 답답함을 호소했다. '코로나 블루(코로나19+우울감)' 증상을 겪고 있는 것이다.
졸업을 앞둔 4학년 취업준비생 김지수(가명) 씨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열심히 준비했던 자격증 시험과 채용 일정이 연기됐으며, 취업문까지 좁아졌다. 김지수 씨가 겪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막막함과 극심한 불안은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더욱 심해지고 있다.
경일대학교가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재학생들의 마음을 토닥여 주려고 다양한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
경일대 학생상담센터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3월부터 경산시보건소, 경산시 정신건강증진센터 등과 협조해 심리 방역 캠페인을 실시해왔다. 재학생을 대상으로 심리 안전검사 2종(마인드핏 적응역량검사, KSCL95)을 실시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온라인 심리지원과 상담을 하고 있는 것.
또한 '바른심검(바르게 이용하는 심리검사)'을 비롯해 라이프 코칭, '일상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찾기 프로젝트)', '달심이(달마다 다른 심리검사 이용하기)' 등을 운영 중이다.
이처럼 지금까지 재학생을 대상으로 ▷비대면 유선 상담 807건 ▷온라인 심리검사 621건 ▷줌(ZOOM) 화상 캠을 이용한 해석 상담 471건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상담 프로그램 380건 등을 진행했다.

특히 최근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은 회차당 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바른심검'이다.
'바른심검' 프로그램은 인터넷에 떠도는 약식의 심리검사가 아닌 표준화 및 타당화 검사를 거친 정식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검사 후에는 전문적인 해석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검사 절차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상담은 유선, 줌(ZOOM) 화상, 카카오톡 채팅방, 대면상담 등 학생들이 원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라이프 코칭' 프로그램 또한 집에서 비대면 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 전문 상담사가 학생의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일상을 알차게 계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한 신입생은 "학교에 가지 않으니 집에서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막연했다"며 "매일 아침 상담 선생님과 일상을 계획하며 학업 계획뿐만 아니라 여가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하루하루가 뿌듯하다"고 말했다.
학생상담센터로 직접 찾아와 상담을 받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특히 졸업예정자인 4학년 학생들의 방문이 잦다. 자격증 공부와 졸업 시험, 취업 준비 등으로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유호정 경일대 학생상담센터장은 "코로나19로 많은 재학생들이 심리적 불편감, 우울감, 불안함 등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자격을 갖춘 상담원 10명이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심리지원 프로그램들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 만족도 조사에서도 '매우 만족'이 90% 넘게 나왔다"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백종원 갑질 비판하던 저격수의 갑질…허위 보도하고 나 몰라라
與 진성준 "집값 안 잡히면 '최후수단' 세금카드 검토"
'곳간 지기' 했던 추경호 "李대통령 배드뱅크 정책 21가지 문제점 있어"
채무탕감 대상 중 2천명이 외국인…채무액은 182억원 달해
李정부, TK 출신 4인방 요직 발탁…지역 현안 해결 기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