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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코로나시대 책 읽기

제갈선희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 독서문화과장
제갈선희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 독서문화과장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독서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국내 대형 온라인 서점 중 하나인 '예스24'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도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가량 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책을 찾는 사람이 증가한 것이다. 반면 도서관은 사상 초유의 장기휴관과 부분개방으로 도서 대출량이 대폭 줄었다.

사람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도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전망한 책이었는데 '코로나'를 키워드로 출간한 책이 지난 11월 말까지 285종이나 되었다. 투자 및 재테크에 관한 책, 자녀 교육서와 인문 교양 관련 책도 많았다. 이 밖에도 TV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책과 영화, 드라마 등 미디어에 노출된 책도 인기를 끌었다. 도서 구매 방식도 직접 서점을 방문하기보다는 모바일이나 인터넷 채널을 통한 구매 비율이 높았다.

독서 방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시공간적 제약이 적은 전자책과 오디오북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눈으로 읽는 수고를 덜어주는 오디오북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구지역 대표 도서관인 대구중앙도서관이 운영하고 있는 '대구전자도서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0년 전자책 이용실적은 2019년에 대비 28%, 오디오북 이용실적은 무려 400%가량 늘었다. 2018년 대비 2019년 전자책 이용실적은 6%, 오디오북 이용실적은 47%가량 증가한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대구시교육청도 최근 '대구학생전자도서관'을 구축하여 지난달 24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교과연계, 교수학습, 자녀교육 등의 자료를 탑재하고 있으며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과 학부모도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 원주민'이라 불리는 청소년 세대의 독서방식에도 적합한 온라인 독서환경이 조성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다.

한편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기기 사용이 더욱 일상화되면서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디지털 격차가 더 심화하고 있다. 이는 '독서 격차'로까지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기기를 소유하고 있더라도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디지털 활용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종이책도 예전과 다르게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정보 단말기를 이용한 대출이 확대되고 있어 디지털 소외계층에게는 높은 장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이들을 위한 스마트기기 사용법, 무인기기 사용법 등 디지털 문해교육의 장이 열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신축년 새해가 힘차게 솟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이 날지 몰라 불안하고 답답하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올해 나만의 독서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봐야겠다.

제갈선희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 독서문화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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