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공익제보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신평 변호사가 15일 "LH사태의 파장이 만만찮다. 여권에서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파장을 축소시키기 위해 온갖 추태를 다 부린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인과응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LH사태에서 우리는 우선 두 가지를 눈여겨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그는 "첫째 이제껏 터무니 없이 부동산 가격이 올라간 현상의 본질을 볼 수 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동산으로 한탕을 하기 위해 LH직원을 중심으로 한 광범한 부동산 투기꾼들이 전국적으로 암약해왔다는 사실"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지금까지 그 어떤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방관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둘째 이같은 사태가 터졌는데도, 여권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검경수사권조정으로 제대로 된 수사가 행해질 수 없다는 점"이라며 "오직 '경찰은 선, 검찰은 악'이라는 명제를 내걸고 검찰권을 약화시키기 위해서 정부, 여당은 눈에 불을 켜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 변호사는 "정부와 여권은 지금 온갖 물타기, 억지부림, 교활한 책임전가 등을 통해 필사적으로 덤벼드나 서울, 부산시장 선거는 거의 결정나버린 듯하다"며 "오직 감성정치에 몰두하며 그럴듯한 정치쇼의 연출들로 국민들을 속여온 친문세력은 서울, 부산 시장 선거의 패배로 향후 얼마 가지 않아 존립의 근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끝으로 "그 앞은 어찌 될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무척 낙관한다. 무엇보다 정치의 복원이 이루어지고, 건전한 정치적 대립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점점 더 미래의 밝은 모습이 비쳐온다. 그 날을 기다린다"고 낙관했다.
다음은 신평 변호사 페이스북 글 전문.
[인과응보]
불가에서는 일체의 만물이 언제나 무상(無常)하게 변화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이 변화의 핵심에 인과율이 존재한다고 한다. 주체가 인간인 입장에서 보면, 인간의 의지적 작용이 원인(hetu)이 되고, 대상의 필연적 반응이 결과(phala)로 따른다. 인간의 그런 의지적 작용을 '업(業, karma)'이라고 하고, 필연적 변화로서 대상이 보이는 반응을 '보(報, vipaka)'라고 한다. 업에 따라 보를 받는 것을 '인과응보'라고도 한다. 누적되는 나쁜 업을 '업장(業障)'이라고 하는데, 그만치 쓰라린 업보를 많이 받게 될 것이다.
LH사태의 파장이 만만찮다. 여권에서는 4월 7일의 보선을 앞두고, 그 파장을 축소시키기 위해 온갖 추태를 다 부린다.
LH사태에서 우리는 우선 두 가지를 눈여겨 볼 수 있다. 첫째 이제껏 터무니 없이 부동산 가격이 올라간 현상의 본질을 볼 수 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동산으로 한탕을 하기 위해 LH직원을 중심으로 한 광범한 부동산 투기꾼들이 전국적으로 암약해왔다는 사실이다. 둘째 이같은 사태가 터졌는데도, 여권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검경수사권조정으로 제대로 된 수사가 행해질 수 없다는 점이다.
첫째의 점에 관하여서 정부와 여당은 지금까지 그 어떤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방관하여왔다. 둘째의 점을 두고 보면, 오직 '경찰은 선, 검찰은 악'이라는 명제를 내걸고 검찰권을 약화시키기 위해서 정부, 여당은 눈에 불을 켜왔다. 심지어 '중수청'의 설립으로 검찰권 자체를 해체시키려고까지 하였다.
불교의 인과율 원리에서 보면, 두 가지의 점 모두 정부, 여당의 악업이다. 인과응보는 원래 전생의 업에 따른 결과가 현생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세상은 워낙 속도가 빠르게 전개되니 인과응보가 당대에, 아니 그 몇 년 내에 바로 나타나는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이도 있다. LH사태로 당장 다음 달 서울, 부산 시장 보선에 빨간 불이 급하게 켜지는 것을 보니 인과응보의 속도가 빨라졌다고도 할 만하다.
검찰이 지금까지 잘못한 일이 무척 많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검찰과 투쟁을 하면서 긴 세월을 보낸 사람이다. 그러나 경찰은 검찰보다 더욱 큰 약점을 가진 조직이고 또 실제로 검찰보다 더욱 많은 실책을 저질러왔다. 국민의 사법신뢰도가 낮은 점을 악용하여, 그리고 권력의 핵심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검찰권을 약화, 박탈하려 한 정부, 여당이 한 조치들의 본모습을 이제 국민들이 알아채기 시작하였다.
정부와 여권은 지금 온갖 물타기, 억지부림, 교활한 책임전가 등을 통해 필사적으로 덤벼드나 서울, 부산 시장 선거는 거의 결정나버린 듯하다. 이는 한국의 장래를 위하여, 그리고 한국에서의 민주주의 제반 가치가 더 이상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아주 잘된 일이다.
오직 감성정치에 몰두하며 그럴듯한 정치쇼의 연출들로 국민들을 속여온 친문세력은 서울, 부산 시장 선거의 패배로 향후 얼마 가지 않아 존립의 근거를 잃게 될 전망이다.
그 앞은 어찌 될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무척 낙관한다. 무엇보다 정치의 복원이 이루어지고, 건전한 정치적 대립이 활성화될 것이다. 그 축은 정치에 있어서 '대의명분'의 소생이다. 박근혜, 문재인 정부에서 그 권력의 핵심들이 감성정치에 치중하며, 우리 현대사에 있어서 소중한 자산으로 작용해온 대의명분의 정치가 그동안 실종되었다. 하지만 대의명분은 언제나 정치적으로 진정한 승패를 가르는 열쇠이다. 중국의 자치통감이 그토록 이름을 얻게 된 이유는 중국의 역대왕조를 대의명분의 개념으로 관통하여 해석한 데 있다.
역사에 굴곡과 반동의 세월이 있어도, 결국은 대의명분의 탄력성이 그 어둠의 세월을 뛰어넘는다. 대의명분을 지킨 이는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 그는 불멸의 존재가 된다. 이것이 역사의 법칙이다.
점점 더 미래의 밝은 모습이 비쳐온다. 그 날을 기다린다.
덧: 오늘 하루 틈만 나면 바깥으로 나와 따뜻한 봄볕을 쬐었습니다. 더할 수 없이 좋더군요. 그리고 감사한 일이지요. 연못 돌에 낀 이끼에 뿌리를 내리고 어떤 풀이 살더군요. 늦겨울부터도 푸른 색을 띄기 시작하였습니다. 생명은 모두 이렇게 치열한 속성을 가지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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