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유치원‧어린이집 원생 등의 코로나19 감염이 잇따르는 가운데 감염된 아이의 부모에게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개인에게 상처로 남을 뿐 아니라 전체 방역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8일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달서구 한 키즈카페는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가 6명이다. 이 중 5명은 키즈카페 이용자(방문자 4명, 종사자 1명)다. 나머지 1명은 이용자의 가족이다.
지난 주말 키즈카페 관련 검사자가 900명을 웃도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키즈카페 방문자들을 향한 비난이 이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이 시국에 키즈카페에 가는 게 제정신이냐"는 원색적인 글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방역수칙을 어긴 것도 아닌데 과도한 마녀사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4살 딸을 둔 A(29) 씨는 "하루 종일 뛰어다녀야 하는 아이들이라서 부모가 집에서만 놀아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식당, 카페에도 사람이 붐비는데 키즈카페에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B씨는 "주말마다 식당, 유원지, 마트 등은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어떤 곳에 확진자가 다녀갈지는 복불복이다. 이제는 일상 속 어디에서나 감염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게 아니라면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학교와 유치원·어린이집 등 아이들이 집단으로 생활하는 곳에서는 작은 감기 증세에도 눈총을 받는 분위기다.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쉬쉬하려는 분위기도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C(38) 씨는 "아이가 조금이라도 아픈 증세를 보이면 '친구들로부터 코로나 꼬리표가 붙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더라"며 "등교하면 '주말에 뭐했냐', '엄마 아빠랑 어디 갔다 왔냐'는 식의 질문을 받는다. 주말에 나들이를 다닌 걸 친구들이 알면 차별을 받을까봐 누구에게도 하지 말라고 일러뒀다"고 말했다.
이경수 영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일상 곳곳에 감염 위험이 스며들어 있는 상황에서 최초 확진자는 발견만 먼저 됐을 뿐 어디서 감염된 건지 경로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확진자 개인에게 책임을 물어 움츠러들게 만드는 것은 접촉자 파악에 걸림돌이 돼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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