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얼굴이 좋아졌다. 운동 많이 하고 밥 잘 드시고 있나."
1일 오후 3시쯤 대구 서구 상리동 한 요양원. 어머니를 만나러 온 A(61) 씨의 표정엔 설렘과 반가움이 교차했다. 그는 면회 시간 내내 어머니의 두 손을 맞잡고 놓지 못했다. 어머니를 배웅할 때까지 손을 놓지 못하던 그는 '엄마, 또 올게'라고 인사하며 어머니를 끌어안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요양시설 대면 면회가 허용된 첫날,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가족들의 만남이 대구경북 곳곳에서 이뤄졌다.
방역당국은 이달 1일부터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환자와 면회객 중 한 쪽이 접종을 완료하면 대면 면회를 허용했다.
이날 면회에 온 B(59) 씨는 "어머니가 귀가 어둡다보니 입모양으로 말을 알아들으시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며 "손이라도 잡아볼 수 있고, 가까이 가서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수성구 한 요양원에도 대면 면회를 문의하는 연락이 빗발쳤다. 이곳 요양원 관계자는 "입소해 있는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비대면 면회는 하루 4팀만 예약을 받아 운영하는 등 한계가 있었다. 보호자들도 번거로워서 자주 찾아오지 않았다"며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대면 면회가 진행되면 지금보다는 면회 인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서구 한 요양원 관계자는 "그동안은 환자와 보호자를 분리해 유리벽 너머로만 안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투명 가람막이 있는 경우에도 보호자가 환자의 어깨를 감싸거나 포옹을 하지 못하게 제지하곤 했다"며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상황이 나아지면 코로나 사태 이전처럼 보호자들이 부모를 모시고 산책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경북에서도 요양병원 대면 면회가 이뤄졌다. 오후 4시쯤 안동 경북도립요양병원. C(87) 씨는 지난해 6월 입원 후 처음으로 생이별했던 아내 D(78) 씨를 만났다. 이날 노부부는 단독으로 마련된 병실에서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포옹과 함께 부부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들은 "오늘은 잠도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방금 봤는데 또 보고 싶으면 어쩌나 걱정"이라면서 "이산가족의 심정이 이렇지 않겠나. 무척 설레고 기분이 좋다. 자주 손도 잡고 얼굴을 마주 볼 수 있게 돼 즐겁고 감사하다"고 했다.
이날 경북지역 상당수 요양병원에서는 대면 면회 문의와 날짜를 잡기 위한 전화가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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