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학교폭력 없는 대구를 만들자

홍경임 대구 수성구의원

홍경임 대구 수성구의원
홍경임 대구 수성구의원

경북 포항에서 여중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집단 폭행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지는 등 학교폭력의 실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학교폭력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중학생의 사례가 가장 많기는 하지만 초등학교에서의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폭력의 양상도 과거에 비해 보다 다양하고 과격해지고 교묘해지고 있으며 사이버상의 폭력도 정도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고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학교폭력에 대해 피해 학생들이 관련 제도나 선생님을 믿고 의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자해나 자살을 고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연구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개인적 특성, 가정, 학교 및 사회 등 복합적인 사회환경적 요소에 의해 발생하게 되고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양한 원인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가정적인 요인을 살펴보면, 부모의 애정과 관심이 부족한 가정환경에서 자랐거나 자녀가 공격행동을 했을 때 방임한 부모 밑에서 자란 학생들이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고, 폭력 가해 학생은 부모-자녀 간 갈등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문화적 요인도 학교폭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등의 대중매체를 통해 폭력물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폭력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폭력을 모방하고 싶은 경향이 생긴다. 폭력에 자주 노출된 청소년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쉬워진다. 실제로 대중매체를 통해 언어적·신체적인 폭력을 많이 경험한 청소년일수록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학교나 친구도 학교폭력의 한 위험 요인이다. 특히, 가해 청소년은 일반 청소년에 비해 친구와 관계를 형성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원만하지 않은 친구 관계로 친구나 교사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폭력을 완전히 근절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고 예방할 수 있도록 가정, 학교, 학생, 지역사회, 국가 모두가 노력해야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야호 프로그램'을 전개하면 어떨까 조심스럽게 제언해 본다. 야호 프로그램이란 'Young Adult Harmony Orchestra'의 첫머리를 따서 한글로 표현한 것으로 청소년기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간단히 말해 청소년 각자에게 부모나 교사와는 또 다른 어른 한 명씩 랜덤으로 매칭해 청소년의 고민이나 이야기를 들어 주고 같이 풀어 나가는 방식이다.

해당 지역 다양한 직업군의 어른 세 명을 자유롭게 그리고 무작위로 매칭해 사이버상으로 충분한 소통과 공감의 시간을 가진 후 지역의 청소년시설이나 복지시설을 활용해 직접적인 소통과 교류를 통해 다양한 스토리를 듣고 경험하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고 사고의 폭을 넓히고 그 가운데서 청소년의 생각과 행동을 조금이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해 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단순히 가해 학생이나 피해 학생만 특정하지 않고 모든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청소년들이 거부감 없이 누구나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교폭력 문제도 줄어들고 보다 밝고 건강한 청소년 문화가 만들어지며 지역사회 발전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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