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위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야권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 감사원장도 지난 18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 출마와 관련한 질의에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밝히겠다"고 말해 사실상 대권 도전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감사원을 압박하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차원이기는 하나, 국민의힘이 최 원장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자주 내는 점도 눈길을 끈다.
최 원장의 대권 도전을 놓고 야권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과 함께 '경선 흥행 효과 만점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또 한편에서는 윤 전 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최 원장이 강성 친박의 지지를 업고 출마할 경우 야권 분열이 불 보듯 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대와 분석이 분분한 것이다.
최 감사원장은 30년 넘게 법관을 지내면서 보여준 일화에다 현재 감사원장으로서 정권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소명 의식과 강직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공직자의 롤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학창 시절 몸이 불편한 친구를 업어서 등교시킨 아름다운 마음, 두 아들을 입양해 반듯하게 키워냈다는 '인생 스토리'까지 합쳐 상당한 강점을 가진 후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감사원장직을 수행 중이면서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정치적 중립과 독립은 사정 기관의 생명수와 같은 것이다. 그런 만큼 출마 논란이 덧칠되면 감사원장으로서 그의 모든 판단과 행위는 '정치적'으로 폄훼될 위험이 매우 높다.
최 감사원장이 만약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즉시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행보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명백히 밝혀야 한다. 그래야 문 정부의 잘못을 떳떳하게 감사할 수 있다. 법적으로 감사원이 마땅히 수행해야 할 임무가 정치적으로 매도되는 일이 없도록 최 원장은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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