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이마트 월배점(이하 월배점)에서 발생한 직원 무더기 감염과 관련해 방역당국의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9일 월배점 주차장에 차려진 임시선별검사소는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시민들은 애초에 방역당국이 하루 이용자 숫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지난 18일부터 28일까지 월배점을 방문한 사람은 진단 검사를 받으라'고 문자를 보내며 검사 대상자를 무분별하게 많이 잡았다고 지적했다.
검사 대상자를 광범위하게 잡았다가 뒤늦게 축소한 탓에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고, 학생들이 검사를 받으면서 인근 학교들은 기말고사 기간을 조정하기도 했다.
월배점 인근 주민 A(61) 씨는 "6월 18~28일 주말이 두 번이나 포함된다. 월배점은 주변 주민들만 오는 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온다"며 "방문자 숫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수많은 사람들이 땡볕에 서서 서너 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주차장 임시선별검사소는 마치 전쟁통에 피란 행렬 같았다"고 했다.
다른 주민 B(46) 씨는 "방문자 규모를 제대로 계산해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검사소를 여러 곳으로 분산해 안내해야 했다. 행정당국이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주차장 선별검사소에선 마지막에 검사 키트가 모자라 검사받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특히 검사 대상범위를 방문자로 잡았다가 유증상자로 축소·변경한 점이 혼란을 키웠다. 대구시는 29일 오전 10시 50분쯤 안전안내문자로 '방문자'에 대한 검사를 안내했지만 이날 오후 2시쯤 검사 대상자를 '유증상자'로 축소해 다시 문자를 발송했다.
오전 문자를 받고 검사에 나선 시민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C씨는 "5시간이나 기다리며 검사를 받았다. 차라리 처음부터 유증상자만 검사를 받도록 했다면 사람들이 덜 몰렸을 것이다"고 했다.
주차장에서 시민들에게 검사를 안내하던 월배점 직원들도 시의 초기 대처가 미흡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원들에 따르면 이날 주차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선 오후 9시까지 검사 행렬이 이어졌고 4천여 명이 검사를 위해 다녀갔다.

월배점 인근 학교들은 한창 기말고사 기간이었던 터라 더욱 혼란에 빠졌다. 시험일정을 하루 정도 미루거나, 진단검사 뒤 음성 확인서를 받아와야만 시험에 응할 수 있도록 안내한 곳도 있었다.
조암중학교 학생 E(15) 군은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시험을 치려면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내야했다. 하지만 친구들마다 검사결과를 통보받는 시간이 달라 시험이 15분 미뤄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며 "음성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해 시험을 못 친 학생도 있었다. 결국 시험이 공정하게 치러지지 못했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대구시는 종사자가 한꺼번에 감염된 것이 이례적이고, 확진된 직원들 동선도 넓어 검사 대상자를 넓게 잡았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직원 전수검사에서 확진자가 대거 쏟아져 이용자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감염 직원 중에는 카운터 업무를 본 사람도 있고, 휴게실과 탈의실, 구내식당 등 동선이 넓어 노출 매장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29일에는 신속한 검사를 위해 월배점 주차장에 선별검사소를 차렸지만, 시설 방역과 소독을 위해서 주차장 대신 두류야구장에서 검사를 받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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