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도전을 위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일 지사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힌 가운데, 여야 대권 주자 통틀어 같은 광역지방자치단체장(광역시장·광역도지사)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관련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원희룡 지사가 사임 기자회견에서 사퇴에 따른 도정 공백 등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있다는 언론 질의에 이재명 지사를 가리킨듯, "오히려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임하는 것이 납득할 수 없는 행태"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원희룡 지사는 "지자체의 방대한 예산과 직원, 홍보 수단 그리고 도의 수장으로서 이용 가능한 네트워크 등은 도정을 위함이지 정치인으로서의 일정을 수행하기 위함이 아니다. 대선을 위해 가는 길에 도의 행정자원을 사용하는 것은 저의 공직윤리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사퇴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같은 날 오후 6시 42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희룡 지사님,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반박했다.
이재명 지사는 "월급만 축내면서 하는 일 없는 공직자라면 하루라도 빨리 그만 두는 것이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할 일을 해 내는 책임감 있고 유능한 공직자라면, 태산 같은 공직의 책무를 함부로 버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사퇴한 원희룡 지사를 '월급만 축내면서 하는 일 없는 공직자'로, 반대로 사퇴하지 않은 자신을 '할 일을 해 내는 책임감 있고 유능한 공직자'로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이재명 지사는 "공직을 책임이 아닌 누리는 권세로 생각하거나, 대선 출마를 사적 욕심의 발로로 여기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원희룡 지사의 사퇴 결정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무 때문에 선거운동에 제약이 크지만, 저는 제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공직자의 책임을 버리지 않고, 가능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공직자는 국가와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지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원희룡 지사의 논리를 뒤집어 꼬집었다.
원희룡 지사가 사퇴하면서 여야 대권 주자 가운데 현직 광역단체장은 이재명 지사가 유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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