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선수단은 성적 측면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양궁은 여전히 '세계 넘버1'을 확인했으나 그동안 강세종목이던 태권도, 유도, 레슬링, 사격 등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선수들의 투혼과 정신력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신진 기술과 트랜드를 배우고, 주력 종목 다변화 전략을 새로 짜야한다는 교훈은 도쿄올림픽에서 거둔 수확이다. 최선을 다하돼 과정을 즐기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의 모습은 차기 파리올림픽을 향한 기대로 품게 했다.
국민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아쉽게 놓친 동메달'이란 표현을 '값진 4위'가 대신했다. 앞으로 올림픽은 인기 종목 만을 바라볼 것이 아닌 이야기가 있는 종목들로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메달'보다는 '감동'
국민들은 이번 도쿄 대회를 보면서 선수들의 투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고, 박수를 쳤다. 스마트폰 온라인 중계, 실시간 댓글 기능 등의 영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자 배구팀은 자신의 마지막 국가대표로 뛴다는 김연경을 필두로 최선을 다했지만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그러나 누구도 그들의 투혼을 가치없이 여기지 않았다. '감격의 4위'라 불렀다.
반면 야구 대표팀도 같은 4위를 했다. 졸전과 애살 없는 태도에 '초라한 4위'로 평가받았다.
여자 배구는 김연경이 목이 쉬어라 동료들을 독려하고 위기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근성, 부상을 핑계대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다. 야구는 역전을 당해 패색이 짙자 파이팅 대신 무심하게 껌을 씹는 장면만 남겼다.
◆변화 필요한 포상 시스템
메달에 대한 가치가 변화하면서 메달 수상자에게 지급되는 포상 시스템을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어느때보다 강하게 나온다.
메달을 획득해야 주어지는 연금, 각종 포상금, 남자 선수경우 병역특례 혜택 등을 손볼 때가 됐다는 것이다.
시스템상으론 동메달과 4위의 격차는 매우 크다.
육상 높이뛰기와 수영에서 각각 한국 새 역사를 쓴 우상혁과 황선우, 우하람도 한국 체육사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메달은 따지못해 국가 공식 보상은 받지 못한다. 육상·수영 등 비인기 기초종목은 올림픽 결승 라운드조차 밟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고 적절한 대응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떠오른 Z세대 이어가기 위해서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두각을 나타낸 'Z세대'의 등장은 체육의 미래적 측면에서 반길 일이고 희망이 되고 있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런던올림픽을 정점으로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었고 이번 도쿄올림픽을 통해 어느정도 이뤄졌다"며 "다음 파리올림픽에서도 좋은 경기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반짝 스타'로 끝나지않으려면 지역 단위 체육회에서부터 이들을 따라갈 선수 육성과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은 종목 자체에 대한 지원으로 선수들을 키워냈다기보단 레슬링의 심권호, 사격의 진종오 등 특출난 선수들에게만 기대왔던 것인지도 모른다.
우상혁이란 깜짝 스타가 나타났기에 높이뛰기에 관심이 모였지만 이전까지, 지금도 육상 종목은 관심 밖이었다.
지역 체육회 관계자는 "언제까지 한 선수의 인기에만 편승할 순 없다. 결국 그런 인재들을 키워내기위해선 지역 체육회 단위부터 선수 육성에 대한 지원이 잇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궁의 사례처럼 세계 여러나라가 한국의 감독과 코치를 초빙해 스포츠 강국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있다. 학교, 지역 등 기초 현장에서부터 전문적이고 다양한 선진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