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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주문하면 다음날 5천원 쿠폰 '저세상' 배달앱...성공할까?

대구형 배달앱 '대구로'...지난 10일~24일 시범 운영중, 재주문시 5천원 무제한 할인
적은 입점 업체 수, 결제 수단의 다양화 등 난관 넘어야

대구형 배달앱
대구형 배달앱 '대구로'가 정식 출범 일주일여를 앞두고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매일신문DB

수수료를 낮춰 소상공인 부담을 줄여주는 대구형 배달앱 '대구로'가 정식 출범을 앞둔 가운데 시범 운영에서 입점 업체 확대와 결제 수단의 다양화 등 개선점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는 지난 10일부터 대구 달서구와 달성군을 대상으로 2주간 대구로의 시범에 나섰다. 중개수수료 2%와 카드결제수수료 2.2%의 대구로는 다른 대형 배달앱의 수수료(3.3~12.5%)보다 저렴한 편이다.

소비자가 1만2천500원을 주문했을 때 기준 대형 배달앱은 수수료로 2천원이 나간다면 대구로는 500원 정도만 자영업자가 배달앱 측에 내면 되는 셈이다. 중식집을 운영하는 김모(41) 씨는 "배달앱 수수료를 1천원만 줄여도 인건비·임대료 부담을 3분의 1가량은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자영업자에겐 '착한 앱'이지만, 소비자에겐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었다. 지난 17일 기자가 직접 대구로로 주문해봤다. 대형 배달앱과 달리 적은 업체 수가 단점이다. 달서구·달성군에 입점한 업체는 각각 837개, 426개였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대형 배달앱에 입점된 대구 가게는 1만~1만 5천곳가량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오쯤 달서구청 지역의 중식집 기준으로, '배달의민족'은 150곳 업체, '쿠팡이츠'는 40곳 정도가 영업 중이었고, 대구로는 12개곳이 입점돼 영업 중이었다.

대구로는 비대면 결제수단은 신용·체크카드, 대구행복페이만 가능하다. 대구행복페이의 경우 결제시 추가로 5% 할인을 제공한다. 아직 휴대폰결제나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다른 결제수단은 사용할 수 없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대구 전체로는 3천여 개 업체가 등록됐는데, 이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결제 관련 사업자와 논의해 결제 수단도 더 늘려가겠다"고 했다.

'앱 결제'만 하면 마일리지를 지급하는 것은 대구로의 장점이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배민페이'로 결제했을 때만 마일리지가 쌓이고, 쿠팡이츠의 경우 관련 제도가 없다. 실제 1만7천원치를 주문하니 할인혜택을 제외한 금액(1만2천원)의 0.5%(60원)가 지급됐다.

또 주문을 하면 다음날 5천원 쿠폰을 받을 수 있는 '파격'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기간은 시범 운영기간인 24일까지다. 전날 주문을 하면 다음날 오전 8시 이후 자동 발급된다. 최소주문금액은 1만원 이상, 유효기간은 발급일로부터 15일이다. 다만 정식 오픈기간엔 2천원으로 조정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대구로가 장기적으로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이용자를 모으고자 가입시 5천원 할인 쿠폰과 재주문시 5천원·2천원 추가 할인 쿠폰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만, 낮은 수수료로 인한 수익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손해를 마다 않는 대형앱들의 '출혈 경쟁' 속에서 오래갈 수 없을 수도 있다.

대구로 앱 관계자는 "초창기이기 때문에 바로 수익성을 기대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낮은 수수료라도 주문 건수가 높아지면 수익률도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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