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전국 꼴찌 대구 결식아동 급식비, 조치 서둘러야

대구경북의 결식아동 급식 지원 금액이 5천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강득구 의원이 보건복지부의 '전국 지방자치단체 결식아동 급식 지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대구경북의 5천 원 급식 지원비는 인근 부산의 6천218원보다도 적고, 가장 많은 서울(7천240원)에 비해 무려 2천240원이나 낮은 금액이라 대구시의 책정 기준이 의심스럽다.

대구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결식아동의 어려움을 고려해 2019년 139억5천만 원이던 예산을 48억 원 늘려 187억 원을 책정했다가 올해는 도로 41억 원 줄였다.

지난해 예산으로도 대구의 1만4천여 명 급식 카드 사용 결식아동들은 원하는 음식을 사 먹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런데 올해는 예산이 더욱 줄었으니 전국 꼴찌는 당연하다. 게다가 물가가 올라 선택할 식단 역시 제한되고 카드 가맹점도 부족한 실정이어서 결식아동 급식 환경 악화는 피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이들 결식아동이 하루 쓸 수 있는 급식 카드의 한도액이 1만5천 원(한 끼 5천 원씩 세 끼)을 넘지 못하니 싼 식단을 고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이 주로 찾는 음식인 백반과 짜장면 경우만 봐도 지난해 평균 6천333원과 5천 원에서 각각 6천500원과 5천167원으로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니 결식아동들을 싼 음식을 파는 곳으로 몬 꼴이다. 아동 영양 불균형과 같은 고려는 아예 할 수 없는 사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권장 단가인 6천 원에도 미치지 못해 대구시의 결식아동 예산 책정 잣대가 의문스럽다.

대구시가 현실에 맞지 않게 올해 결식아동 지원 급식 예산을 크게 줄여 고통을 주는 예산을 책정한 점은 지적할 만하다. 보건복지부 기준에도 맞지 않고 물가 변동에도 지난 2019년 책정된 5천 원을 그대로 2년째 적용한 대구시의 행정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속에도 지난해와 올해 의원 해외 연수비 예산 1억3천260만 원은 알뜰히 책정한 대구시의회의 무관심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시와 대구시의회는 굳이 내년도 예산을 기다려 편성할 것 없이 결식아동의 급식비 현실화를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 어린 아동이 겪는 고통을 생각하면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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