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미적분의 힘

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 해나무 펴냄

'수학'이라면 진저리치는 사람들이 많다. 21세기에 접어든지 2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유독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많은 까닭은 뭘까.

학창시절 수학을 가르친 교사들 중에는 대수나 기하학 혹은 미적분 과정에 들어가기 전, 이 분야에 대한 충분한 기초지식을 설명하거나 일상생활에서 수학이 지닌 유용성에 대해 이야기한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그저 교과과정 소화에만 급급해 무작정 수식을 외우게 하거나 문제만을 풀게 만듦으로써 많은 학생이 '수학'에 대한 흥미를 애당초 끊어버리게 하는 오류를 범했다.

하지만 만약 미적분학이 없다면 휴대전화와 컴퓨터, 전자레인지도 없을 것이고, 라디오, 텔레비전, 산모를 위한 초음파 사진, 길 잃은 여행자를 위한 GPS도 없을 것이며, 심지어 미국 독립선언서마저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맙소사! 이렇게 인류의 현재 삶에 그토록 중요한 역할을 한 수학, 그 중에서도 미적분의 역할이 이리도 대단하다니. 난해한 수학분야가 세상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변화시킨 것은 역사에서 아주 흥미로운 사건이다. 배움의 첫 걸음이 호기심이랬는데. 진즉에 이런 기초 설명을 듣고 미적분을 배웠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수학의 발전사를 보면 처음에는 기하학의 한 구석에서, 나중에는 우주의 암호에서 무심결에 이 기묘한 언어(미적분학)를 발견했다. 이어 그것을 유창하게 말하면서 관용구와 뉘앙스를 해독하고 마침내 그 예측 능력을 활용함으로써 인류는 미적분학을 사용해 계속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왔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중심 주장이다.

책은 어려운 수식이 나오는 것도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인류의 발달사에서 미적분학이 발견되고 싹을 틔우며 꽃을 열어 열매를 맺는 과정을 인문학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았다. 웬만한 인내심만 있으면 완독이 가능하며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가 되면 수학 중에서도 어렵게 여겨졌던 미적분학이 친숙해지면서 당신의 지적 호기심을 가득 채워줄 것을 기대해도 좋다. 488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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