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10시 30분쯤 대구 달서구 월성동 한 칼국숫집. 점심시간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주방 내 조리사들은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했다. 이곳 대표는 "주변에 사무실이 많아 모임 인원 제한 이전에는 점심 때 단체 손님이 많았다. 거의 1년 만에 단체 직장인 손님을 받을 기대로 밑반찬을 평소보다 더 많이 만들고 있다. 오늘은 40인분 정도로 준비했는데, 지켜보고 식자재를 더 주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1일, 식당과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움츠러들었던 매출이 회복될지 기대감이 크다.
◆식당과 카페 기대감
1일부터 적용되는 '코로나19 일상회복 3단계 이행계획' 1단계 개편안에 따르면, 식당‧카페 등 생업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은 전면 해제된다. 사적모임인원 제한도 완화돼 비수도권인 대구는 최대 12명이 모일 수 있다. 다만, 식당‧카페에 한해 미접종자는 4명까지로 제한되고, 나머지는 접종자를 8명까지 포함할 수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적용됐던 '최대 10명'에서 2명이 더 모일 수 있게 된 셈이지만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기대감은 더욱 크다. 식당 내 테이블이 대부분 4인 기준인 탓에 12명까지 모임이 가능하면 좌석을 모두 채워 예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구의 한 백반집에서 일하는 A(47) 씨는 "4인 기준 테이블을 이어붙인 뒤 4명씩만 앉도록 테이블 간 투명 칸막이를 설치해 놨는데 음식을 나르고 테이블을 치우는 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오늘부터 12명까지 모일 수 있게 돼 일부 테이블에 칸막이를 치우고 편하게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영업시간 제한이 전면 해제되면서 24시간 식당‧카페 운영자들은 더 큰 안도감을 내비친다.
수성구에서 24시간 카페를 운영하는 B(27) 씨는 "1년 가까이 오후 10시까지로 운영이 제한되면서 매출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24시간 운영을 다시 시작하려니 낯설기도 하지만, 주변에서 회식을 한 뒤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 매출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자정부터 일할 아르바이트생 2명을 지난주에 미리 뽑았고, 이번 주에 한 명을 더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시 부활하는 회식…신중한 매출·방역 전망도
그동안 모임 인원 제한으로 단체회식이나 모임을 갖기 힘들었던 직장인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하는 C(45) 씨는 "업종 특성상 직원들이 한데 모여 아이디어를 주고받아야 한다. 이전에는 서너 명씩 모이거나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등 업무 효율성이 떨어졌다. 이제는 10명이 넘는 직원들이 모여도 방역지침에 어긋나지도 않아서 연말에는 단체 회식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완화된 지침이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라는 지적도 있다.
북구에서 한정식집을 하는 D씨는 "외식업은 단체 손님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2년 가까이 단체 회식이 끊긴 탓에 하루아침에 분위기가 급반전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단체 모임 예약은 아직은 없고 몇 주가 지나 연말이 가까워지면 점진적으로 매출이 회복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완화된 방역지침이 자칫 확산세를 다시 부추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카페 대표 E(52) 씨는 "당장은 좋지만 위드 코로나가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으로 확진자 수가 느는 것은 불 보듯 뻔한데,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을 때 거리두기 지침이 되살아날까 봐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는 확진자 수보다 중증환자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간다. 감염사례가 늘어난다고 해서 이전처럼 방역 강도가 높은 지침이 적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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