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스타들의 성폭행, 음주 추태, 코로나19 방역 기준 위반 등 범죄와 사회적 일탈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야구, 축구, 배구 등 종목 가릴 것 없이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SNS가 활성화되기 전에는 이런 일이 발생해도 구단의 적극적인 수습으로 묻혀 지나갔지만, 요즘에는 곧바로 현장에서 SNS를 통해 뉴스가 되는 실정이다.
프로구단 운영의 한 축인 프런트가 맡은 일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게 선수 관리다. 20대 초·중반의 에너지 넘치는 선수들의 사생활을 통제하고 교육하는 등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대학이나 사회 경험 없이 고교 졸업 후 프로에 뛰어든 선수들이나 결혼하지 않은 외국인 선수 관리는 더 어렵다. 이런 이유로 프로구단에서는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이성 교제하거나 빨리 결혼하는 것을 선호한다.
예전 삼성 라이온즈에 한 시즌 15승을 거둔 용병 투수가 있었다. 출중한 기량을 과시했기에 다음 시즌 재계약이 당연시됐으나 KBO리그에서 이 선수를 더 볼 수 없었다. 프런트 관계자가 채홍사 역할을 해야 할 정도로 관리에 어려움을 겪자 몸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핑계로 내쫓았다는 얘기가 있다. 프로 입단 후 음주와 이성 교제 등 노는 재미에 빠져 꽃을 피우지 못한 유망주들은 한둘이 아니다.
수년째 잘 나가는 프로축구 K리그1의 시민구단 대구FC가 최근 선수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숙소가 포함된 클럽하우스를 두고 있기에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대구는 "핼러윈데이에 '노 마스크'로 길거리를 누벼 물의를 빚은 선수 3명에 대해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전정지와 선수단 징계 규정에 따른 벌금 부과 등의 징계를 내렸다"고 지난 2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정승원, 황순민, 박한빈 등으로 엔트리 18명에 포함되는 주력 선수들이라 대구로서는 전력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정규리그 3위 지키기, FA컵 결승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선수 관리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지난 1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방금 대구 동성로 클럽 거리에서 대구 선수를 봤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게시자는 "몇몇 선수들이 동성로에서 핼러윈을 즐기고 있다. 얼굴이 알려진 선수들 행동 하나하나가 구단 이미지에 영향을 줄 텐데 공공장소에서 만취해 추태를 부리거나 이성을 유혹하고, 큰소리로 비속어를 쓰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올렸다. 인터넷상에는 대구 소속 선수 3명과 K리그2 경남FC 김동진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길거리에서 웃고 있는 사진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K리그1의 강원FC 선수 2명은 성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월 말 여성 3명과 술자리를 가진 뒤 한 여성과는 호텔에서 만남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두 선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로부터 이 사실을 알게 된 강원FC는 이들에 대해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두 선수는 "합의로 성관계를 했으며, 이를 입증할 증거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로배구 대한항공에서 간판 공격수로 활약한 정지석은 전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31일 검찰에 송치됐다. 정지석은 올해 초 자택 등에서 전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불법 촬영했다는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수사를 받았다. 논란이 된 불법 촬영 혐의는 정지석의 아이폰 휴대전화를 확인하지 못해 배제됐다.
앞서 프로야구 스타 박석민(NC 다이노스) 등은 올해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원정 숙소인 호텔에서 한 여성과 술자리를 가진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구단과 KBO 징계를 받았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불법 도박과 음주운전 등으로 여러 차례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프로스포츠 스타들은 전 국민적인 인기 속에 많은 돈을 번다. 우리 사회는 이런 점을 들어 이들을 준 공인으로 여기며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 활동에서 항상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
이는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젊은 선수들에게 매우 힘든 일이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성폭행, 음주운전 등 사건·사고를 방지하려면 프로구단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과 통제가 필요하다. 프로 선수들은 왜 사회적, 경제적으로 대접받는지를 명확히 알고 이에 맞는 처신을 해야 한다.
선수 관리를 위해 구단은 미혼 선수 중심으로 클럽하우스에 숙소를 두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관리가 부실하다. 예전 모 프로구단의 숙소 화장실에 여성 팬이 선수를 만나기 위해 숨어 있다가 발각된 적이 있다. 선수들은 꽃과 선물 공세를 펴는 여성 팬을 성관계 대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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