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힘 "文정권, 하다 하다 노태우 조전마저 은폐"

국민의힘, 뒷북 공개 비판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이 노태우 전 대통령 유족에게 보낸 조전(弔電)을 '뒷북 공개'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조전 은폐'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하다 하다 이제는 '조전 은폐'마저 서슴지 않은 문재인 정권이다"며 "돌아가신 노태우 전 대통령을 위해 외국 정부가 보내온 조전을 정부가 '배달사고' 낸 것"이라고 했다.

허은아 대변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9일 '노 전 대통령이 한·중 수교와 양국 파트너십에 기여했다'는 조전을 외교부에 전달했다.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해달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유족 측은 '장례식을 거의 다 마치고 주한 중국대사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조전이 왔다는 걸 알게 됐다. 정부에 문의했더니 그제야 말해줬다'고 했다. 사실상 정부가 조전이 온 것을 은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외교부는 1일이 되어서야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과 일본, 태국, 쿠웨이트, 바레인, 헝가리, 과테말라, 몰디브, 세이셸, 가봉 등 10개국 정상들로부터 조전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받은 조전을 모두 청와대에 전달하며 외교부는 "외국 정부로부터 온 조전을 유족에게 반드시 전해드릴 필요는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변인은 "세계 어느 나라를 봐도 조문은 가장 중요한 장례 절차다. 유교든, 불교든, 기독교든 유족에게 직접 슬픔의 뜻을 전한다. 그것이 세상을 떠난 분에 대한 예의이며, 세상에 남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이어 "외교부의 '배달사고'는 인지상정의 측면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보고만 받고 가만히 있던 청와대도 마찬가지"라며 "문재인 정권 공무원들은 유족과 국민의 슬픔을 헤아릴 줄 모르는 냉혈한들뿐인가. 3일 동안 누구 하나 나서서 유족과 국민에게 외국 정부의 조전을 전할 생각을 못했단 말인가"라고 했다.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 대변인은 "특히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조전을 통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북방외교에 대한 성과를 인정했다. 문 정권이 노 전 대통령의 공을 중국이 인정하는 모습을 애써 외면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라며 "이 과정에서 싱하이밍 중국대사는 시 주석의 조전 발송 소식이 보도되지 않자, 우리 정부에 '왜 공개가 되지 않느냐'며 문의까지 했다고 한다. 외교적 결례를 범한 것이고,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정권은 지금까지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해 각종 통계를 왜곡해 왔고, 지금 유럽 순방 때도 '교황 방북'에 대해서 희망 사항을 교황청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발표했다. 하다 하다 정치적 의도로 조전까지 은폐했던 건가"라며 "정부는 즉각 진상조사를 지시하고, 어떠한 의도와 경위에서 외국 정부의 조의가 유족에게 전달되지 않았는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또한 유가족에 대한 진솔한 사과는 물론이거니와,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도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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