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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여경이 또"여경 무용론에 채용까지 바꾸는데… 다른 나라는 어떻게 뽑나?

2019년 제2차 순경채용 필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신체, 체력검사가 실시된 16일 대구지방경찰청 무학체육관에서 한 응시생이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2019년 제2차 순경채용 필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신체, 체력검사가 실시된 16일 대구지방경찰청 무학체육관에서 한 응시생이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인천 빌라 사건을 계기로 '여경 무용론'이 또 불거지고 있다. 2019년 대림동 사건 때와 비슷한 논쟁이 재현됐다. 불똥은 이미 군인과 소방관 등 다른 직군에까지 튀었고, 경찰 체력시험 기준에 대한 비판도 다시 나왔다.

여경무용론 논란에 불을 붙인 '대림동 여경' 사건은 2019년 5월 서울 구로구 한 식당 앞에서 일어난 취객 난동사건을 여경이 제압하지 못하면서 공론화 됐다.

당시 공개된 현장 영상에서 한 여경이 남성을 즉각 제압하지 못하고 주변 시민을 향해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는 장면도 공개되면서 비판이 거세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외 여경과 한국 여경을 비교하며 '오또케이, K-여경' 등 조롱하는 글도 상당수 눈에 띈다.

국가경찰위원회는 꾸준히 제기된 성별 분리모집 폐지, 남녀통합선발 전면 시행 요구에 따라 2023년부터 남녀 구분없는 순환식 체력검사를 순차 도입하기로 했다. 앞서 논란이 됐던'여경 무용론' 진화에 나선 것

1000m 달리기, 100m 달리기, 윗몸 일으키기, 팔굽혀 펴기, 좌우 악력 등 기존 5개 종목을 아예 폐지하고 남녀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범인추격, 피해자구조, 밀고당기기, 장애물넘기, 테이저건 격발 종목을 신설했다.

하지만 이마저 최근 인천 빌라 사건과 함께 재검토 요구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성별 구분 없는 공통 기준이 남경까지 하향평준화 시킬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성별이 아닌 나이에 따라 체력시험 기준을 달리 가져가는 선진국 사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툴사 카운티 남녀 경찰. AP연합뉴스
미국 오클라호마주 툴사 카운티 남녀 경찰. AP연합뉴스

◆ 남녀 차등 두는 미국, 영국·싱가포르는 아예 동일

그렇다면 총기사고가 많이 나는 미국은 어떤 기준으로 여자 경찰을 뽑고 있을까. 미국은 주마다 경찰 채용 과정에 차이를 보이지만 대체적으로 나이와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20~29세보다 30~39세에게, 남성보다 여성에게 조금 더 낮은 기준을 적용하는 식이다. 뉴욕경찰(NYPD)의 경우 20~29세 여성에게는 1분간 여성 윗몸 일으키기 41개, 팔굽혀 펴기 24개, 2.4km를 12분53초 이내에 달려야 한다. 같은 연령대 남성은 윗몸일으키기 45개와 팔굽혀펴기 41개를 해야 하고, 2.4km 달리기는 10분59초 안에 끝내야 한다. 30~39세는 남녀 모두 기준이 조금씩 낮다. 이는 경찰이 되기 전 관문인 폴리스 아카데미의 졸업 조건이다.

오하이오주 폴리스 아카데미도 채용자의 나이·성별에 따라 기준 차이가 있다. 20~29세 여성은 △윗몸일으키기 35개(1분) △팔굽혀펴기 18개(1분) △2.4km 달리기 14분15초, 20~29세 남성은 △윗몸일으키기 40개(1분) △팔굽혀펴기 33개(1분) △2.4km 달리기 11분58초다.

'LAPD'로 잘 알려진 LA(로스앤젤레스) 경찰은 윗몸일으키기 기준에 있어선 차이가 없다. 남녀 모두 1분에 32개를 해야 합격권에 들 수 있다. 그 외에 팔굽혀펴기와 2.4km 달리기, 300미터 전력달리기 기록 등은 남성 지원자에게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성별 구분 없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나라도 있다. 영국과 싱가포르가 대표적이다. 영국에서 경찰이 되려면 직무연관체력테스트(JRFT)를 통과해야 한다. 싱가포르도 나이에 따른 차이만 있을 뿐, 남녀에게 같은 잣대를 제시한다. 대체로 성별보다 나이에 초점을 맞춰 선발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는 곳이 많은 모습이다.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국 여경과 외국 여겅을 비교할 때 자주 나오는 이란 여자경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국 여경과 외국 여겅을 비교할 때 자주 나오는 이란 여자경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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