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걸음마 하면 학교 보내준다 했는데, 첫째 동생 걸음마 하면 또 동생 낳고, 5명 동생 걸음마 하는 동안 굴뚝 뒤에 숨어서 많이 울었다. 그때 일이 서러워 지금 악착같이 공부하다 오늘 잠깐 졸았는데, 엄마가 또 동생 낳는 꿈. 깜짝 놀라 깨고 나서도 한참을 울었다'
안동시가 마련하고 있는 '찾아가는 한글배달교실' 김계선(69·안동시 서후면) 학생의 '동생 걸음마'라는 제목의 시다. 경상북도 문해시화전 대상 수상작으로써 동생들 뒷바라지에 공부할 기회를 놓쳐 서러웠던 어린 시절의 아픔을 표현하고 있다.
안동시는 '안동역' 대합실에서 6일부터 17일까지 2주일 동안 찾아가는 한글배달교실 학생들이 손수 적은 글과 시를 중심으로 한 '어머니의 시간'이라는 제목의 문해시화전을 개최한다.
안동역 전시회가 끝나면 20일부터 안동시청과 안동병원 로비 등에서 내년 1월까지 전시회를 이어간다.
2014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찾아가는 한글배달교실'은 안동시 14개 읍·면 지역의 성인 가운데 한글을 깨우치지 못한 비문해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한글 배움교실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면 중단됐다가 올해 3월부터 방역수칙을 확립해 350명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올해는 경상북도 문해시화전에서 대상 2명과 장려상 2명의 수상자들을 배출하며 1년간의 운영 공백이 무색할 만큼 우수한 성과를 이루었다.

안동시 문해시화전도 2년 만에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130여점의 작품을 받아 문해시집을 발간했고, 경북 문해시화전 수상작 4점을 포함한 40여점의 작품을 엄선해 전시, 시민들을 대상으로 안동시의 문해교육 사업들과 한글배달교실을 홍보한다.
안동시민 권용한(52)씨는 "순수하고 솔직하게 쓰인 어르신들의 글에서 삶의 애환과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며 "보다 많은 시민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어머니, 아버지들이 전하는 감동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찾아가는 한글배달교실 사업과 같이 안동시민 모두가 평생학습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포용적 평생학습 사업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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