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8시 20분쯤 대구 칠곡 대학로 인근 태전초등학교 주택가 골목. 갓길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이 늘어서 있었다. 주정차 금지구역을 알리는 갓길 황색 복선 표시에도 양쪽 가장자리에는 차들이 빽빽하게 있었다. 등교를 하는 초등학생들은 차들 사이로 걸었다.
태전초교 관계자는 "구청과 경찰서에 학교 앞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해 달라는 공문을 꾸준히 보내고 있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고 했다.
대구 북구 칠곡 대학로에 보행자 우선도로가 조성된 지 1년이 됐지만 불법 주·정차와 차량‧보행자 혼잡 문제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일부 교차로에 주정차 단속용 CC(폐쇄회로)TV가 있지만 작동하지 않아 사실상 장기 주차 무법지대로 전락했다.
북구청은 지난해 12월 대구보건대 인당아트홀에서 금정공원을 지나 칠곡중앙대로에 이르기까지 1㎞ 구간에 보행자 우선도로를 조성했다. 사업비 5억원을 들여 바닥을 높여 감속을 유도하는 고원식 횡단보도 및 교차로, 과속방지턱 등을 설치했다.
이 지역은 주거지와 상가가 밀집해 있고 인근에 학교와 보육시설도 있어 보행자 안전이 위협받는 곳이다. 보행자 우선도로로 선정됐을 때 등하굣길 안전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사업 완료 뒤 1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일대는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점령당한 모습이었다.
태전초교 학부모 A씨는 "매일 아침 차로 교문 앞까지 데려다 주는데 원룸 건물 사이사이에 골목이 워낙 많아 차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른다. 아이가 교문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봐야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불법 주·정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보행자 우선도로 조성 당시 주정차 단속용 CCTV를 함께 설치하지 않았고, 태전초교 앞 교차로의 CCTV는 단속을 유예한다는 이유로 실제 주·정차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은 대구보건대와 대구과학대 학생들이 사는 원룸이 빼곡이 들어선 주거밀집지인데, 주차공간이 부족한 탓에 구청과 주민 간 숨바꼭질식 단속만 이어가고 있다.
보행자 우선도로 조성 대상지 인근의 주·정차 단속용 CCTV는 내년이 돼야 설치될 전망이다.
북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보행자 우선도로 사업구역 내 CCTV는 내년에 예산 3천만원을 확보해 설치할 예정이다"며 "태전초교 앞 CCTV는 최근 설치가 끝나 계도기간을 거치고 있다. 본격 단속은 설 연휴 뒤 2월부터 이뤄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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