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웨이 해전(1942년 6월 4~7일)에서 일본은 주력 항공모함 4척이 침몰하고 베테랑 조종사를 포함, 3천500여 명이 전사하는 궤멸적 패배를 당했다. 그 원인은 '정보 실패'였다. 일본은 4만5천 개의 다섯 자리 숫자로 이뤄진 자신의 암호 JN-25는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미국은 미드웨이 해전 3개월 전에 이미 해독하고 있었다. 미국은 일본의 계획을 훤히 꿰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의 패배는 예정돼 있었다.
1944년 6월 22일부터 시작된 소련군의 전면 공격('바그라티온 작전')에 그때까지 소련에 남아 있던 독일 병력인 에른스트 폰 만슈타인 휘하의 중부집단군이 궤멸된 배경에도 정보 실패가 있다. 소련군 지휘부는 전방 부대에 방어로 들어가는 척하라고 했다. 독일군은 이런 속임수를 덥석 물었다. 소련군의 공격 불과 몇 주 전에 독일 동부전선 첩보부장은 중부 집단군에게 "조용한 여름"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런 '오만'이나 '순진함'으로 인한 정보 실패보다 더 끔찍한 것은 '정치적 오판'에 의한 정보 실패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탈린이다. 독일의 공격을 경고하는 정보는 넘쳐났다. 영국 총리 처칠도 암호 해독으로 입수한 히틀러의 계획을 알려줬다.
그러나 스탈린은 믿지 않았다. 심지어는 독일의 공격 하루 전 한 독일 병사가 소련군에 투항해 다음 날 독일이 공격할 것이라고 했으나, 스탈린은 '역정보'라며 그 병사를 총살하라고 명령했다. 이런 오판의 배경에는 망상(妄想)이 자리 잡고 있었다. 스탈린은 독일이 소련과 불가침 조약을 맺었기 때문에 영국을 격파하기 전까지는 소련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정보 실패가 처참하다. 지난 5일 북한이 마하 5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국방부는 "극초음속은 그들만의 표현"이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러자 북한은 11일 보란 듯이 마하 10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마디로 '엿 먹어'라고 한 것이다.
그럼에도 문 정권은 정신을 못 차린다. 청와대는 "북한이 성공했으니 더 안 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북한은 14일 마하 6 안팎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두 발을 또 발사했다. 용납 못 할 정보 실패다. 그 최종 책임자는 문재인 대통령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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