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시끄럽다.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두고 러시아와 서방 국가의 갈등이 심화된 탓이다.
우크라이나는 오랜 시간 러시아, 폴란드, 독일 등으로부터 지배를 받아왔다. 1920년에는 우크라이나 지배권을 놓고 폴란드와 러시아 간 전쟁이 발발하기도 했다. 옛 소련의 해체와 함께 독립했지만, 아직까지 인종·정신·문화적 정체성이 완전히 뿌리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와는 사뭇 다른 길을 가는 나라가 있다. 스위스가 그 주인공이다.
독일, 프랑스와 같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스위스가 선택한 방법은 '무장 중립'이었다. "남의 땅을 넘보지 않지만, 내 땅 또한 한 뼘도 내줄 수 없다"는 게 이 나라가 택한 방향이었다.
스위스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 국방력을 강화했다. 종교 전쟁 속에서도, 세계대전 속에서도 스위스가 단호히 중립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국방력이 뒷받침됐던 덕분이다.
이 책엔 침략, 독립, 자주(自主), 투쟁 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들 단어는 대한민국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우리에게도 나라를 빼앗기고 독립을 위해 피땀을 흘렸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광복 이후 자주 국가로 성장했지만 결코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역사 왜곡이나 교묘한 문화 훔치기를 통해 주변국들은 아직도 호시탐탐 한반도를 노린다.
이 같은 '영역'에 대한 욕심은 인류 문명의 발달과 함께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따라온 것이 바로 '영토 분쟁'이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유럽의 지도를 이루기까지의 과정엔 잔인한 학살과 지배, 약소 민족의 고통 등 수많은 아픈 사건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강대국과 맞닿은 완충 지역의 역사는 더욱 고달프다. 발칸, 카프카스, 발트, 핀란드, 한반도 등이 좋은 예다.
이 책은 약소국이 위기를 타개했던 지혜,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지도자와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부에서는 서유럽의 스위스·네덜란드·벨기에·아일랜드를, 2부에서는 동유럽의 체코·우크라이나·모스크바공국(현 러시아)·카프카스 국가들을, 3부에선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발트해 연안과 핀란드 등을 다룬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스위스에선 단단함을, 네덜란드에서는 진취성을, 핀란드에서는 무서운 집중력을 배우며, 현대에 걸맞은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376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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