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가 학교 자체 방역체계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두고 학부모와 학생, 교사 모두 엇갈린 반응을 보여 향후 학교 운영에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7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의 2022학년도 1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상교육활동 ▷전체 등교 및 교과·비교과활동 제한 ▷밀집도 조정을 통한 일부 등교·일부 원격수업 ▷전면 원격수업 등 4가지 학사운영 중 한 유형을 선택해 적용된다.
학교 내 확진자 비율에 따라 올해도 비대면 수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소식에 학부모 사이에선 돌봄 공백이나 학습 결손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와 맞벌이 부부의 고민이 깊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A(39) 씨는 "비대면 수업을 했을 때 아이가 집중하는 데 힘들어 한다"며 "수업 중에도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방송을 보면서 딴짓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옆에서 계속 지켜볼 수도 없어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습 격차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에 전면 비대면 수업을 원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이달 7일 대구의 신규 학생 확진자는 425명으로 전날(136명)보다 3.1배 늘었다. 이날 기준 자가격리 확진 학생은 1천876명이고, 이중 초등학생이 965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대면수업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가 있는 B(43) 씨는 "운영 방식이 자주 변해서 학교를 갔다가 안 갔다가 하는 것보다는 코로나19가 완전히 가라앉을 때까지 가정 내 비대면 수업을 유지하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저학년의 경우 백신 접종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비대면 수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당사자인 학생들 역시 선호하는 학사 운영 방식이 제각각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인 C(12) 군은 "코로나19로 위험한 상황인 것은 이해하지만 학교에 가서 친구들 얼굴을 보며 함께 공부하고 싶다"며 "비대면으로 혼자 화면만 보고 있으면 눈이 아프고 지루하다. 무슨 내용인지 모를 때 바로 물어보기도 힘들다"고 했다.
고등학교 1학년에 진학할 예정인 D(17) 군은 "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안전을 우선해 비대면 수업을 해야 한다"며 "조심한다고 해도 학교에선 급식 시간에 마스크를 벗는 등 어쩔 수 없이 친구들과 접촉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갈리는 만큼 앞으로 이를 수렴해 학사 운영 방식을 정해야 하는 학교 현장은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달서구 한 초등학교 보건교사 E(52) 씨는 "이미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행정 업무를 처리하느라 학교 현장은 '번아웃' 상태"라며 "학교가 너무 많은 역할을 떠맡게 됐다.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9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2022학년도 1학기 방역 및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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