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모은 저금통 속 373만원 기부한 삼형제…"어려운 이웃 도와주세요"

"여행 가려고 모았는데 코로나로 더 어려운 곳에 쓰기로"…양산시에 익명 기부

경남 양산시청에 3형제가 기부한 373만원90원. 양상시청 제공

초등학생·중학생·고등학생 3형제가 5년간 모은 저금통 속 돈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설 연휴가 임박했던 지난 1월 말, 경남 양산시청 사회복지과에 남자아이 3명이 불쑥 찾아왔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에 다니는 3형제라고 밝힌 이들은 무거워 보이는 손가방 3개에 든 채 기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가방 안에는 10원짜리 동전부터 구깃구깃한 5만원 지폐까지 돈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사회복지과 직원은 마음 씀씀이가 기특해 이름이라도 알아야겠다 싶어 가방을 두고 떠나려는 3형제를 붙잡아 앉혔다.

3형제는 "가족여행을 가려고 5년간 열심히 저금통에 용돈을 모았는데 코로나19로 가족여행이 어려워져 어려운 이웃을 돕기로 했어요"라고 털어놨다.

3형제는 재차 "이름은 몰라도 되고, 그냥 가방 놓고 갈게요"라고 말한 뒤 사무실을 떠났다.

설 연휴를 마치고 지난 10일 직원이 가방에 든 돈을 양산시복지재단에 입금하려고 은행에 맡겼더니 모두 373만90원이었다.

김경자 양산시 사회복지과 팀장은 "아이들을 쫓아 나가보니 밖에 3형제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머니조차 신분을 밝히지 않으려 했고, 기부금 처리도 안 해도 된다고 했다"며 "모두가 코로나19로 어려운데 따뜻한 온기를 전해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양산시청에 어린 3형제가 5년간 모은 용돈을 가방에 넣어 들고와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며 기부했다. 양산시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