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경독립영화협 박문칠 감독작 ‘보드랍게’ 23일 전국개봉

경산 출신 위안부 고 김순악 할머니 삶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보드랍게' 메인 포스터.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제공
영화 '보드랍게' 메인 포스터.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제공
박문칠 감독
박문칠 감독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영화 감독 작품이 23일 전국 30여 극장에서 개봉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고(故)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다룬 박문칠 감독의 다큐멘터리 '보드랍게'다.

우석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인 박 감독은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소속으로 대구를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보드랍게'는 박 감독과 '(사)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함께 만들었다.

주인공 김순악 씨는 1928년 경북 경산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공장에 취직하는 줄 알고 집을 나선 열여섯 살 순악 씨가 도착한 곳은 만주 위안소였다. '사다코'로 살다가 '데루코'로도 살며 버틴 순악 씨. 해방 후에도 유곽을 떠돌고 식모살이를 하며 전쟁 치르듯 생존한 순악 씨에게 누구 하나 '보드랍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2010년 향년 82세로 생을 마감했다.

영화는 20세기를 억세게 버틴 순악 씨가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라고 대한민국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과정을 애니메이션과 여성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보여준다.

영화 '보드랍게'의 한 장면.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제공
영화 '보드랍게'의 한 장면.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제공

영화는 기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작품과 다소 다르다. 기존 작품이 위안소에서 벌어졌던 피해 사실을 고발하고 이후 투사가 된 피해자의 모습을 주로 담았다면, '보드랍게'는 일본의 책임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은 한국사회의 문제도 지적한다는 게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측의 설명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박 감독은 ▷자전적 다큐멘터리 '마이 플레이스' ▷사드(THAAD) 배치를 반대하는 경북 성주군 주민들의 투쟁을 그린 '파란나비효과' ▷10주년을 맞은 대구 지역 퀴어퍼레이드를 다룬 단편 다큐멘터리 '퀴어 053' 등 앞서 발표한 작품으로도 조명을 받았다. '보드랍게'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2020)을,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아름다운 기러기상(2020)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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