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서울현충원을 찾아 역대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면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역사의 한 부분이다. 공은 기리고 과는 질책하되 역사의 한 부분으로 기억하는 건 분명하다"고 했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두고 중도층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그러나 이 후보는 5년 전인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예비후보 등록 후에는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만 참배하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은 지나쳤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친일 매국 세력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로 국정을 파괴하고 인권을 침해한 독재자였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랬던 이 후보가 지금은 무슨 생각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게 됐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국민의 대표가 되려면 특정 개인의 선호보다는 국민 입장에서, 국가 입장에서 어떤 게 더 바람직한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놀라운 변화다. 그래서 드는 의문이 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율보다 높아도 이렇게 변화했을까? 이 후보의 변화가 진정성 없는 '참배 퍼포먼스'라는 의심을 떨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인물과 사실에 대한 평가가 지역에 따라 극과 극을 오가는 이 후보의 언행은 이런 의심을 더욱 굳힌다. "영남이 역차별받고 있다"(작년 7월 경북 안동),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산업화의 공도 인정해야 한다"(작년 12월 대구)고 했다가 "박정희 정권이 자기 통치 구도를 안전하게 만든다고 경상도에 집중 투자하고 전라도를 소외시켰다"(1월 광주)고 했다.
또 "전두환이 3저 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작년 12월 경북 칠곡)고 했다가 "(전두환은) 학살, 반란, 그 이후 비민주적 정치 행위까지 용서의 여지가 없는 중대 범죄자"(1월 광주)라고 했다. 어느 말이 진심일까. 진심은 없다고 의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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