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순간 실수, 날아간 우승…불운에 눈물짓는 월드 스타

빙속 여자 팀 추월, 日선수 넘어지며 캐나다 어부지리
스키, 코스 벗어나 金 기회 날려…실력+경기 당일 운 매우 중요

15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결승전에서 캐나다 선수들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결승전에서 캐나다 선수들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운(不運)에 울고, 운(幸運)에 웃는 선수들'

스포츠 선수들에게 실력만큼 필요한 게 운이다. 특히 금메달을 따려면 실력에다 경기 당일 운도 매우 중요하다.

지난 15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경기는 운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일본은 2연패에 도전했다. 실제 결승선을 반 바퀴 남겼을 때 캐나다를 0.32초 차로 앞서 있었다. 우승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 순간 반전이 일어났다. 맨 뒤에 달리던 다카기 나나가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미끄러지며 넘어졌다.

결국 캐나다가 2분53초44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가져갔고, 일본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다카기는 경기를 마치고 서러운 듯 오래 눈물을 쏟았다. 함께 경기에 나선 동생 다카기 미호는 언니를 끌어안고 달랬다.

일본에 불운이 캐나다에는 행운으로 작용했다.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를 결합한 종목인 노르딕복합의 라지힐-10㎞ 경기에서는 안타까운 실수에 메달을 놓친 선수가 나왔다.

월드컵 랭킹 2위인 노르웨이의 얄 마그누스 리베르는 이날 먼저 열린 스키점프 경기에서 1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리베르는 순위가 결정되는 크로스컨트리에서 2위 선수보다 44초나 먼저 출발했다.

하지만 리베르는 경기 초반 코스에서 벗어나 엉뚱한 길로 가버리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뒤늦게 실수를 깨닫고 바른 코스로 돌아왔을 때, 리베르는 2위로 처져 있었다.

'천금'같은 44초의 이득을 한 번의 실수로 날려버린 리베르는 결국 8위로 경기를 마쳤다.

리베르는 평창 대회에서 노멀힐-10㎞와 라지힐-10㎞ 두 종목에서 4위를 해 아깝게 입상에 실패한 데 이어 베이징에서도 개인전 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리베르는 "정말 바보 같은 실수로 금메달을 놓치는 장면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게 창피하다"면고 했다.

남자 스노보드 선수 쑤이밍(중국)은 자신의 실수가 아닌, 심판의 실수에 메달 색깔이 바뀌는 불운을 경험했다.

쑤이밍은 지난 7일 열린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1위와 2.26점 차로 은메달을 받았다.

그런데 금메달을 따낸 맥스 패럿(캐나다)이 연기 도중 보드를 손으로 잡는 동작을 완벽하게 못 한 사실이 경기 후에 밝혀졌다.

'1, 2위가 뒤바뀌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분노한 중국 팬들은 심판을 비난했다.

하지만 쑤이밍은 "판정이 쉽지 않은 종목의 특성을 이해하며,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므로 심판을 비난하기보다 금메달을 딴 패럿을 축하해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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