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폭증세를 보이면서 대구권 대학교 대부분이 올해도 졸업식을 취소한 가운데, 3년째 대목을 누리지 못하는 지역 화훼업계 종사자들이 생존 갈림길에 섰다.
17일 각 대학 측에 따르면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등 지역 대학교 대부분은 오프라인 학위수여식(졸업식)을 생략하고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졸업식 대목 실종의 타격을 가장 먼저 받은 곳은 꽃 도매업계다.
이날 오전 방문한 '대구 최대 꽃 도매시장' 북구 칠성꽃시장은 손님을 찾기 어려웠다. 상인은 판매보다 꽃을 정리하고 손질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 이전 이곳은 졸업식 시즌인 2월만 되면 꽃다발을 사기 위해 방문한 소매상과 개인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3년째 이어진 졸업식 취소로 발길이 뚝 끊겼다.
도매상 김경숙(59) 씨는 "예전 시즌에 비해 방문 손님이 10분의 1로 줄었다. 원래 이맘때는 통로가 사람들로 꽉 차서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심할 정도로 조용하다"고 했다.

같은 날 대구 동구 불로화훼단지도 대목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코로나 발생 이후 생화 수요가 급감하면서 불로화훼단지 65개 판매장 중 지금까지 생화를 판매하는 곳은 단 한 곳밖에 없다.
이곳에서 30년간 생화를 팔았다는 영남농원 관계자는 "전에는 2월이면 예약받은 졸업식 꽃다발이 문밖까지 늘어서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예약이 단 2건뿐이다"며 "매출이 30% 이상 줄어 직원 월급도 겨우 줄 정도다"고 토로했다.
대학가에 포진한 꽃 소매업자의 고충은 더욱 심각했다.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대학 행사가 대폭 줄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경북대 북문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A(48) 씨는 "졸업식 전날인데 예약이 하나도 없다"며 "졸업식 특수 같은 건 기대를 안 한 지 오래다. 장사를 접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힘들다"고 했다.
영남대 인근 영대꽃나라 이월성(65) 대표는 "영남대 졸업식이 당장 다음 주인데 예약이 거의 없다"며 "졸업식 말고도 졸업작품 전시회, 졸업 연주회, 시화전 같은 행사를 모조리 안 하니 꽃이 팔릴 일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구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졸업식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지역상권 활성화 등 여러 측면에서 고민했지만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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