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 공약에 포함된 'K-뮤지컬' 중심 대구, 뮤지컬전용극장은 어디로?

단골 공약으로 불려나오던 뮤지컬전용극장 건립안
대선 공약으로 경북도청 후적지, 유력하게 떠올라
민간 주도로 먼저 건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어

옛 경북도청(현 대구시청별관) 전경. 대구시 제공.
옛 경북도청(현 대구시청별관) 전경.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뮤지컬전용극장' 건립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의 'K-뮤지컬' 창작기지로 대구를 지목하고 있어서다. 차기 대통령의 국정 과제로 뮤지컬전용극장 건립안 등이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의 뮤지컬전용극장 건립안

2018년부터 선거 단골 공약으로 오른 뮤지컬전용극장 건립안은 몇 년간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코로나 시국에 막혀 표류하던 터였다. 대구시는 2020년 '뮤지컬전용극장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 용역' 결과를 손에 쥐고도 좀처럼 진행하지 못했다. 코로나 확산 등 각종 이슈에 대응하기도 벅찼던 탓이다. 2021년부터 부지선정, 설계 공모, 착공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됐다면 2025년 하반기쯤 준공될 청사진이었다.

현재 좌표는 부지 탐색 단계다. 대구시가 염두에 둔 곳은 ▷서대구역세권(서구 상중이동) ▷경북도청 후적지(북구 산격동) ▷대구시청 후적지(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신청사 부지(달서구 두류동) 등 네 곳. 선택지에서 우열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대구시청 후적지는 도심에 있어 인접 지역 연계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혔고, 대구시청 신청사 부지는 활용 가능 부지가 넓다는 게 장점이었다. KTX 정차 등 교통접근성과 균형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서대구역세권에도 눈길이 갔다.

뮤지컬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야경.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뮤지컬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야경.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유력 대선 후보들 앞다퉈 외친 'K-뮤지컬'

그러나 이같은 저울질의 무게추가 바뀔 공산이 크다. 윤석열, 이재명 두 유력후보가 국가적 차원의 뮤지컬산업 진흥에 나서겠다는 자세를 보이면서다.

윤석열 후보는 대구시청과 경북도청 후적지를 문화산업 허브로 삼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K-뮤지컬 등 차세대 한류 콘텐츠의 창작기지로 조성하겠다는 거다. 국립 창작뮤지컬 콤플렉스 조성이 포함돼 있다.

이재명 후보도 구체적이다. K-뮤지컬과 함께하는 예술도시 대구를 만들겠다는 공약이다. 대구에 뮤지컬진흥원과 창작지원센터를 구축하고 대형 뮤지컬극장과 소극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K-뮤지컬의 전초기지로 대구를 지목한 셈이다.

공약대로라면 뮤지컬전용극장 건립은 정부 주도로 진행될 개연성이 크다. 경북도청 후적지가 관련 시설 집적지로 낙점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경북도청 후적지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유 부지다. 행정 절차가 순조로운데다 부지가 넉넉하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관련 인프라까지 갖춰지면 대구가 뮤지컬산업의 중심이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뮤지컬산업의 중심적 역할을 대구에서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며 "뮤지컬전용극장만 갖추는 데 그쳐선 안된다. 뮤지컬산업으로 양성하는 공간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구시청 전경. 매일신문DB
대구시청 전경. 매일신문DB

◆민간 주도 건립도 충분히 가능

민간 주도의 건립 가능성도 충분하다. 전국 뮤지컬전용극장 10곳(서울 8곳, 부산 2곳) 중 8곳은 민간이 운영하고 있다. 지역 뮤지컬 공연 유치에 적극적인 방송사들이 자체적으로 건립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대관료 부담을 덜고 공연장을 짓는 게 이익이라는 판단이다. 올해 초 지역의 한 방송사는 뮤지컬전용극장 건립 구상을 내비친 바 있다.

수성구 범어네거리의 법원 후적지, 중구 동성로의 중심 대구백화점 후적지도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교통접근성은 물론 쇼핑, 관광, 숙박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비싼 땅값이 걸림돌이다. 1천 석 규모의 뮤지컬전용극장은 4개 층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다.

건립비용도 만만찮다. 대구시에 따르면 1천700석 규모의 뮤지컬전용극장 건립에 850억원이 든다. 시유지에 짓는다는 게 전제다. 400석 규모의 소극장에도 350억원이 필요하다. 소극장의 경우 대형 공연기획사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천500석 이상의 극장이라야 관객몰이가 잘되는 대형공연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대표적 뮤지컬전용극장으로 꼽히는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국내 대표적 뮤지컬전용극장으로 꼽히는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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