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연 10% 안팎의 금리를 얻을 수 있는 '청년희망적금' 출시 첫날, 대구 청년들의 가입 경쟁이 뜨거웠다. 가입자가 몰리면서 일부 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과부하가 걸렸고, 초조해진 청년들은 직접 오프라인 창구를 찾기도 했다.
21일 오후 대구 봉덕동 KB국민은행을 찾은 A(26) 씨는 "오전에 앱으로 신청하려고 했는데 로그인이 안 되길래 직접 신청하러 왔다"며 "선착순으로 신청이 마감된다고 해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9시 30분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국민은행 앱은 로그인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NH농협은행 앱 또한 접수 시작 직후 한동안 속도 지연 현상이 나타났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가입 첫날이라 앱 접속량이 크게 늘었다"며 "예산 한도가 정해져 있어 조기 마감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사람들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청년희망적금 예산은 456억원이다. 가입자 전체가 월 납입 한도액 50만원으로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38만 명만 지원할 수 있다. 선착순 조기 마감 가능성이 거론된 것도 이 때문이다.
청년희망적금은 정부의 저축장려금에 비과세 혜택을 더하면 10%에 달하는 금리 효과를 낸다. 이 때문에 과열 조짐은 일찌감치 나타났다.
가입 조건 충족 여부를 조회하는 '미리보기' 신청 건수는 지난 18일 마감까지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에서 150만 건을 훌쩍 넘겼다. 대구은행을 통해서도 수만 건의 미리보기 신청이 접수됐다.
청년들 사이에선 소득기준 충족 여부를 두고 희비가 갈렸다. 청년희망적금은 직전 과세기간(지난해 1~12월)의 총급여가 3천600만원(종합소득금액 2천600만원) 이하인 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 청년이 가입 대상이다.
소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청년들은 뿔이 났다.
이날 대구은행 시지점에서 만난 B(29) 씨는 "며칠 전부터 친구들이 속한 단톡방에서 청년희망적금 신청하라는 얘기가 오갔다"며 "그런데 소득 기준을 초과한 친구는 나는 우리나라 청년이 아니냐며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신청에 성공한 청년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구은행 대덕점을 찾은 C(26) 씨는 "올해 새로 취업을 해서 돈 관리를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주변에서 추천해줘 바로 가입했다"며 "주식이나 코인 같은 재테크에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고, 안정적으로 돈을 모으고 싶다"고 했다.
이날 대구은행을 통한 청년희망적금 신규계좌 가입은 3천1건으로 집계됐다.
한편 정부는 오는 25일까지 닷새에 걸쳐 5부제 방식으로 청년희망적금 접수를 진행한다. 22일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2 또는 7인 청년(1987·1992·1997·2002년)이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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