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강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쪽으로 표심이 강하게 모이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지지율과 당선 가능성에서 양강 후보 모두 종전보다 수치 상승을 보인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내림세가 뚜렷해진 것이다. 이번 선거가 다자구도가 펼쳐질 게 확실시 되면서 군소정당 후보가 받을 표가 약화되는 이른바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대구경북에 본사를 둔 매일신문을 비롯해 전국 각 권역을 대표하는 9개 지역 언론사 모임인 한국지방신문협회가 여론조사 업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달 26~이달 1일 나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3천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종합 결론이다. (관련 기사 尹 45.3%-李 42.4%…대선 D-7일, 막판까지 초박빙)

◆지지율 어떤 변화 생겼나…이재명, 6.8%p 오르며 맹추격
이번 조사에서 윤 후보는 45.3% 지지율로, 42.4%를 기록한 이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2.9%포인트(p) 차이로 앞섰다. 윤 후보는 앞선 2차 조사(1월 20~23일) 때보다 2.4%p 올랐지만 이 후보는 6.9%p나 상승하며 격차를 크게 좁혔다. 안 후보(7.3%)는 지난 조사와 비교해 2.5%p 내리며 끝내 두 자릿수를 뚫지 못했다. 심 후보(1.7%)가 그 뒤를 이었는데 역시 지지율이 2.1%p 내렸다.
지역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양강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는 이 후보가, 영남에서는 윤 후보가 크게 앞서며 전통적 지지 기반의 벽을 실감케 했다.
먼저 윤 후보는 ▷대구경북(61.5%) ▷강원(53.2%) ▷부산·울산·경남(48.4%) 등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이 후보는 호남권(전북 57.9%, 광주·전남 60.1%)에서 윤 후보보다 훨씬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인구가 가장 많은 인천·경기에선 두 후보(윤석열 45.1%, 이재명 42.4%) 지지율이 비슷했다. 서울(윤석열 44.2%, 이재명 42.6%)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윤 후보 고향이 있는 대전·세종·충청에서는 이 후보가 44.3% 지지율을 기록하며 윤 후보(43.2%)에 신승을 거뒀다.
연령대별로 짚어보면 윤 후보는 ▷18~29세(46.2%) ▷60세 이상(55.4%)에서 이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세를 보였다. 특히 윤 후보의 18~29세 지지율은 2차 조사(40.9%) 당시 1차에 비해 15.2%p 뛰었는데 이번에도 5.3%p 올랐다. 40대에서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58.7%로 윤 후보 대비 27.6%p 많았다. 50대에서는 이 후보 46.8%, 윤 후보 44.2%의 팽팽한 결과를 보여줘 새로운 캐스팅 보터로 주목된다.
여성 유권자들은 앞선 조사와 달라진 표심을 보여줬다. 이번에는 이 후보(44.5%)가 윤 후보(43.1)를 근소하게 앞섰는데 지난 두 차례는 윤 후보가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 남성층에선 윤 후보가 1.6%p 오른 47.6%로, 이 후보(40.2%)와 7.4%p 차이를 보였다. 직전 조사에서는 두 후보 격차가 10.1%p 였다.
◆당선 가능성은?…尹 48.0%, 李 44.6%, 安 3.1%
대선 후보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도 양강 후보 모두 앞선 조사보다 오른 결과를 보였다. 윤 후보(48.0%)는 앞선 조사보다 1.7%p, 이 후보(44.6%)는 3.7%p 상승했다. 안 후보 당선 가능성을 내다본 민심은 3.1%였고, 심 후보는 0.9%에 그쳤다. 직전 조사에서 안 후보 5.5%, 심 후보 1.7% 였다.
지역별 당선 가능성 응답을 살폈더니 앞선 후보 지지율처럼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접전 양상을 보였고, 영호남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18~29세(50.0%) ▷60세 이상(56.9%)에서 윤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 반면 40대에서는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60.1%로 윤 후보에 비해 26.2%p 더 많았다. 다만 30대(윤석열 46.8%, 이재명 44.2%)와 50대(이재명 48.2%, 윤석열 46.9%)에서는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와 함께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부동층도 옅어지고 있음이 수치상으로 확인됐다. 현재 지지 후보를 계속 지지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계속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88.4%로 지난 조사 대비 8.5%p 더 많아진 것이다.
조원씨앤아이 측은 "이 같은 결과는 각 지지층 결집에 의해 후보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의 경계가 없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선거 막바지에 도달함에 따라 유권자 사이에서 후보 결정이 마무리되는 수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선 프레임은 '정권교체' 우세…민생경제 해결은 李 적임
앞서와 같이 이번 조사에서도 국민 10명 중 5명은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41.3%로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50.4%)과 비교해 9.1%p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앞선 조사에서 차기 대선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차는 15.0%p였는데 그 사이 차이가 적잖이 줄었다. 정권 재창출론이 4.2%p 많아지고 정권교체론이 1.7%p 줄어서다.
주목할 부분은 이번 수도권과 충청 유권자들의 대선 프레임이 대선 후보 지지율, 당선 가능성 조사와는 다른 인식을 보인 점이다. 이 지역 모두 양강 후보가 지지율과 당선 가능성에선 박빙 승부를 펼쳤지만 대선 프레임의 경우엔 정권 교체론이 정권 재창출론에 10%p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대구경북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62.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반면 정권 재창출을 바라는 민심(31.9%)은 가장 낮았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민생경제 현안 해결을 맡길 지도자 관련 질문에는 이 후보(43.0%)가 윤 후보(40.2%)를 오차범위 내에서 2.8%p차로 앞섰다. 안 후보는 10.3%, 심 후보는 1.9%, 다른 인물 1.2%, 부동층은 3.4%였다.
이번 조사에서도 동서 간 다른 인식을 보여줬다. 민생경제 해결의 적임자로 이 후보를 택한 응답은 ▷대전·세종·충청(45.2%) ▷전북(57.2%) ▷광주·전남(62.1%)에서 높게 나타났다. 윤 후보 응답이 더 많았던 곳은 ▷대구경북(52.3%) ▷부산·울산·경남(43.7%) 등이었다. 수도권에서는 두 후보가 고른 선택을 받았다.
세대별로는 이 후보가 ▷40대(61.2%) ▷50대(47.2%) ▷30대(39.4%)에서 강세를 보였다.
◆단일화 동상이몽…尹 지지층 66.6% 필요, 安 지지층 51.9% 불필요
이번 조사에서 윤석열, 안철수 양 후보의 단일화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37.8%, 불필요 의견 56.5%로 집계됐다. 겉으로는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다수 여론 같아보이지만 한 꺼풀 들여다보니 여야 지지층의 속내, 야권 내부 셈법이 각기 달랐다.
먼저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83.7%, 이 후보 지지층 내에서는 87.1%로 나타났다. 이 후보 지지자라고 답한 이들 중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6.8% 뿐이었다. 여권 지지층에서 야권 단일화에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층 65.5%, 윤 후보 지지층 66.6%가 안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민의당 지지층과 안 후보 지지층은 의견이 갈렸다.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답변자 중 59.6%는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안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들의 단일화 불필요 답변 비율은 51.9%로 다수였다.
연령별로도 보수 지지층이 많은 60세 이상에서 필요하다(48.8%)는 여론이 유일하게 불필요하다는 응답을 앞질렀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51.8%) ▷강원(45.5%) ▷대전·세종·충청(39.6%) ▷부산·울산·경남(38.1%) 순으로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보수 지지층의 단일화 요구가 거센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야권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가능할 것(26.3%)이라는 답변보다 불가능(67.1%)이 높았는데 민주당 지지층은 불가능 응답이 88.1%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가능 47.7%, 불가능 45.6%로 단일화 가능성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다. 국민의당 지지층은 불가능 응답이 61.7%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100% 휴대전화 무선 임의걸기(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응답률 9.9%) 방식으로 진행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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