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 성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인의 선택에 국한됐던 채식이 지방자치단체와 교육 현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관심과 지원에도 불구하고 아직 채식 수요는 크지 않은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채식 실천 방안과 정보도 함께 제공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구시는 지난 달'탄소줄이기 1110' 정책 제안 월별 주제로'저탄소 밥상차리기'를 선정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 만들기를 제시했다.
'탄소줄이기 1110'은 '시민 한 사람이 연간 온실가스 1t 줄이는 10가지 실천행동'이라는 뜻으로 시가 지난 해 9월부터 매달 한 가지씩 제안하는 생활수칙이다. 채식이 탄소중립을 실생활에서 이어갈 수 있는 구체적인 시민 실천방안으로 나온 셈이다.
대구시교육청도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식을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지역 초·중·고교 455곳 가운데 29.2%인 133곳에서 월 1, 2회 채식의 날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매달 지역 초·중·고교에 '채식의 날' 운영을 권장한것에 더해 올해부터는 식생활교육 시범운영 사업 분야로'채식 급식'을 추가했다.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채식 급식'을 진행할 학교 7곳을 선정하고 연간 1천만 원씩 지원한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 가운데 아예 채식주의를 선택한 학생도 19명이나 된다"며 "건강과 환경에 대한 주목하는 교육 현장에서 특히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높아진 관심에 비해 아직 일반인들의 채식에 대한 수요는 크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경북대 학생식당을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생협)은 지난해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받아들여 전체 학생식당 6곳 중 2곳에 채식비빔밥과 비건스테이크 등 채식 메뉴를 제공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채식 메뉴를 고정 메뉴에서 제외했다. 전체 메뉴 주문량에서 채식 메뉴에 대한 수요는 5%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협 관계자는 "학생들 대부분 육류 메뉴를 선호하다보니 채식 메뉴는 재료와 수요 관리가 어려워 자연스럽게 제외했다"고 했다.
따라서 채식 보급이 보다 확대되려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홍보와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축 사육 시 필요한 농작물의 양과 배출 탄소량, 오폐수 처리 등 육류 섭취에 따른 환경 비용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여전히 높지 않다는 것이다.
대구시내에서 비건 카페를 운영하는 강경민 씨는 "지난 해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대구시의 '탄소 줄이기' 행사장 옆에 '치맥페스티벌' 상징물이 함께 배치될 정도로 모순적인 상황들도 있다"면서 "채식 장려 정책을 구호에 그칠 게 아니라 구체적인 필요성과 실천 방안에 대한 홍보가 병행돼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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