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역사상 모차르트만큼 많이 사랑받고 모차르트의 작품만큼 많이 연주된 작품이 없을 것이다. 서른 다섯 살의 짧은 생애였지만 모차르트는 대부분의 장르에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건반악기로부터 현악기, 관악기, 합주곡, 협주곡, 성악곡, 오페라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은 어느 하나 걸작이 아닌 것이 없다.
어릴 때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알아차린 아버지 레오폴트는 여섯 살밖에 되지 않은 볼프강과 다섯 살 위 누나 마리아를 데리고 유럽 전역에 연주여행을 다녔다. 모차르트 남매의 연주는 당시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았고, 어린 모차르트의 이름이 유럽 전역에 퍼져나갔다.
수건으로 눈을 가린 채 음악을 연주하거나 양손을 바꾸어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는 등 고난도의 음악도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연주했다. 당대의 유명 연주자와 연주대결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았다. 즉석에서 만든 단순한 악상을 점차 확대·발전시켜 이내 완전한 곡을 만들어내는 변주 능력도 탁월했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던 어린 모차르트의 음악적 천재성에 대해 영국 왕립음악원에서는 정식으로 테스트하기까지 했다.
우리는 그에게 걸맞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다름 아닌 '신동'이다. 음악사에 걸출한 작품을 남긴 수많은 음악가는 어릴 때 대부분 신동이었고, 또 그렇게 불리었다. 하지만 유독 모차르트에게 신동이라 부르는 까닭은 어느 누구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금방 피아노를 입문하는 꼬마들도 곧잘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한다. 모차르트의 음악이 쉬워 자칫 수준이 낮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연주를 하면 할수록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모차르트의 음악이다. 모차르트의 작품을 어떻게 연주하는지 관찰해보면 연주자의 내실을 가늠할 수 있다. 그래서 모차르트의 음악은 연주자들에게 있어서 교과서와 같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매우 소탈하면서 서민적이다. 예를 들면 오페라부파(희극오페라)에서조차 당시 귀족 중심의 특권계층에 맞서는 시민계급 사회의 목소리를 확실히 대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피가로의 결혼'에서는 구체제를 비판하고 사랑을 쟁취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통쾌한 이야기가 재치있게 묘사되고 있다. '돈 조반니'에서는 당시 계몽주의 사조를 받아들여 이성(理性)의 가치보다 현실의 인간적인 사랑을 역설하고 있다. 그의 마지막 징슈필오페라(대사가 있는 독일어 노래극) '마술피리'에서는 신분에 관계없이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인정하는 프리메이슨의 기본 사상을 보여준다.
이들 오페라에서 모차르트다운 재치와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데, '피가로의 결혼' 제1막의 아리아 '더 이상 날지 못하리, 나비야'는 알마바바 백작이 피가로의 연인 수잔나에게 접근하면서 부르는 코믹스러운 바리톤 아리아다. 또 '돈 조반니'에서는 돈 조반니가 창가에서 만돌린을 연주하며 엘비라의 하녀를 유혹하며 부르는 달콤한 세레나데다. 그리고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아리아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오르고'를 높은 음역의 화려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그의 딸을 향해 격정적으로 부르는데 이 아리아는 디아나 담라우(독일, 1971~ )가 압권이다.
이들 아리아에서는 모두 모차르트의 음악적 기교와 재치가 넘쳐난다. 하지만 그가 말하고자 했던 이면의 사상과 내재된 의미를 읽어내지 못하면 모차르트를 제대로 들었다고 말할 수 없다. 혹자는 모차르트가 가볍다고 한다. 아마 톰 헐스가 주연한 '아마데우스' 영화의 영향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차르트는 결코 가볍지 않다. 들으면 들을수록, 그리고 연주를 하면 할수록 심오하다. 그래서 모차르트는 신동이다.
대구시합창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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