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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사기로 진행한 다이애나비 인터뷰…27년 만에 비서에 배상

영국 왕실의 전 왕세자빈 다이애나 스펜서. 사진 트위터 toulousetears 캡처
영국 왕실의 전 왕세자빈 다이애나 스펜서. 사진 트위터 toulousetears 캡처

영국 공영방송 BBC가 27년 전 사기로 진행한 다이애나비 인터뷰에 대해 그의 비서에게 사과하고 배상했다고 17일(현지 시각) 밝혔다.

BBC는 이날 성명을 통해 "1995년 당시 BBC 기자였던 마틴 바시르의 사기로 성사된 BBC 프로그램 '파노라마'의 인터뷰로 다이애나비의 비서였던 패트릭 제프슨이 입은 피해에 대해 사과했다"고 전했다.

당사자인 제프슨은 "25년도 더 지나 이 고통스러운 이야기가 마침내 결론에 도달해 안도가 된다"며 배상금은 다이애나비를 기리며 어린이 호스피스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시 다이애나비의 인터뷰는 시청자가 2천 280만에 달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현재 왕실에 속해 있는 사람이 왕족에 대해 털어놓는 역사상 첫 번째 인터뷰였기 때문.

또 이 인터뷰에서 다이애나비는 남편 찰스 왕세자가 커밀라 파커 볼스(현 부인)과 불륜관계라는 사실을 밝히며 "이 결혼에는 우리 셋이 있었다. 그래서 약간 복잡했다"(Well, there were three of us in this marriage, so it was a bit crowded)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다이애나비의 동생 찰스 스펜서 백작이 인터뷰가 거짓으로 성사됐다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면서 지난해 5월 인터뷰의 내막이 밝혀졌다.

공개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바시르 기자는 가짜 은행 입출금 내역서를 들고 찰스 스펜서 백작에게 접근했다. 그는 "다이애나비 측근들이 돈을 받고 그녀를 감시하고 있다"며 스펜서 백작을 속여 다이애나비와의 만남을 가지고 인터뷰를 성사시켰다.

이 과정에서 기자가 사용한 가짜 서류에 비서 제프슨의 이름이 도용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제프슨은 "이 인터뷰가 왕실과 다이애나비 사이에 그나마 남아있던 관계를 완전히 망쳤다. 그녀는 수년 간 자신을 보호해주던 왕실 내 지지자들을 잃었다. 그녀는 (왕실)사람들이 자신에게 진심이지 않고 제대로 관리해주지 않는다고 느끼면서 불안정한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결국 다이애나비는 인터뷰 이듬해인 1996년 파경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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