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주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고가의 명품을 걸치고 대중 연설에 나서 국제적 비난을 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름반도(크림반도) 합병 8주년 축하 콘서트 무대에 올라 5분간 연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크름반도를 치욕스러운 상태에서 벗어나게 할 필요가 있었다"고 운을 띄우며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3월 무력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름반도를 강제 합병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모든 계획을 완수하겠다. 러시아군의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주민들의 대량학살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사람들을 고통과 대량학살로부터 해방하는 게 돈바스와 우크라이나에서 시작한 군사작전의 주요 동기이자 목표"라고 주장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이날 행사에서 입은 옷차림이 도합 약 2천만원 상당의 고가의 제품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키우고 있다.
외투는 이탈리아 하이엔드 브랜드인 '로로피아나' 제품으로 가격은 약 150만루블(약 1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 안에 입은 흰색 목폴라 니트는 32만루블(약 380만원) 상당의 '키튼' 제품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인의 평균 연봉이 약 67만8000루블(791만원) 임을 고려했을 때, 약 25개월 치 월급을 모아야 살 수 있는 옷인 셈이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 이후 외신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시민들이 빈곤을 겪고 있을 때, 푸틴 대통령은 1만200 파운드짜리 디자이너 재킷을 입고 '모든 러시아인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의 일반 국민들의 생활 경제는 무너졌고, 나날이 재정상태는 더 나빠지고 있다"며 "야만적인 침공 이후 러시아 경제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러시아에 있던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았으나,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고급 이탈리아 재킷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고 비꼬았다.
러시아의 최근 연간 물가 상승률은 12.54%에 이른다.
한편, 이날 콘서트에는 총 20만명의 관중이 참석했다.
관중석의 수많은 사람들은 러시아 삼색기를 흔들었다. 연단에는 '나치즘 없는 세상을 위해', '우리 대통령을 위해'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일부는 러시아군의 상징인 'Z' 표식이 붙은 옷을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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