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에 올라온 '온몸을 썩게 만든 요양병원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요양병원에 환자를 맡긴 가족들은 코로나19로 면회가 제한된 지난 2년 동안 느낀 막연한 불안감이 일부 사실로 드러난 것 같아 함께 분노했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이 겪는 사회적 문제는 결국 우리 세대가 미래에 겪어야 할 모습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제도적인 보완책을 주문했다.
한삼성 대구한의대 보건학과 교수는 "코로나 때문에 면회가 금지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장기간 만남이 제한된 환자에 대해선 비대면으로 만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감염성 질환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특히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병원을 평가할 수 있는 법적인 장치나 제도는 마련돼 있다"며 "질적 서비스를 높일 수 있는 병원의 자발적인 노력과 소비자 입장을 반영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미령 대구대학교 지역사회개발 복지학과 교수는 아동학대와 노인학대는 비슷한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돌보는 사람 1인당 돌봐야 하는 사람 수를 줄이고 미국처럼 둘 이상이 함께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며 "아무래도 옆에 사람이 있으면 견제가 되기 때문에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노인 학대 교육도 강조했다. 그는 "학대 사례를 보면 집에서는 자식이, 병원에서는 의료진이 노인을 학대한다"며 "어차피 우리 모두는 늙는다. 돌봄에 관한 소양교육과 인식개선을 전문가들을 상대로 시행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정용교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도 "노인은 우리의 미래"라며 "품격 있는 죽음을 맞이하도록 사회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많은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시민단체, 봉사단체에서 직접 현장을 방문해서 부족한 의료 인력을 보조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대구시와 함께 해당 요양병원을 점검한 수성보건소는 지난 15일 요양병원 대표자와 의사, 간호사에 대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성구보건소는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의 욕창 진료기록을 빠뜨렸고 대표자는 관리를 소홀히 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수성구보건소는 경찰 수사와 별개로 보건복지부를 통해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대구시도 전체 요양병원 74곳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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