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구도 아닌 축구서…대구FC의 라이언 시티 복수전, 역대급 폭우로 중단

전반 선취골 내줬지만 후반 이근호가 동점골
76분쯤 경기 중단 선언…선수들 눈 뜨기 어려울 정도

대구FC와 라이언 시티와의 ACL 조별리그 F조 6차전이 우천으로 중단됐다. 네이버 스포츠 캡처
대구FC와 라이언 시티와의 ACL 조별리그 F조 6차전이 우천으로 중단됐다. 네이버 스포츠 캡처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한 프로축구 대구FC가 라이언 시티(싱가포르)와 복수전을 펼쳤으나, 예기치 못한 '역대급 폭우' 속에 경기가 중단되는 뜻밖의 사태에 조우했다.

대구는 30일 오후 8시 태국의 부리람 스타디움에서 ACL 조별리그 F조 6차전 라이언 시티와 맞대결을 펼쳤다. 이 경기에서 대구가 승리한다면 16강 진출을 결정지을 수 있었다.

대구의 입장에선 지난 2차전 라이언 시티에 당한 0-3 패배를 설욕할 기회였다.

이날 대구는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제카, 안용우, 정치인이 공격으로 나섰고, 중원에는 라마스와 이진용이 배치됐다. 홍철과 황재원이 양쪽 윙백으로 출전했고, 김진혁, 정태욱, 조진우가 스리백을 구성했다. 오승훈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대구는 전반부터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라이언 시티를 몰아쳤지만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8분 김진혁이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이후 12분 제카가 타점이 높은 헤딩 슈팅을 했지만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15분엔 수비수 조진우가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골문으로 헤딩을 시도했지만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지난 2차전 대구에 선제 득점을 한 싱가포르 귀화 선수 송의영이 다시 비수를 꽂았다. 26분 송의영은 대구 수비진의 클리어링 실수로 떨어진 공을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을 때려 득점을 했다.

마음이 급해진 대구가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37분 39분 홍철과 안용우가 연달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이후에도 대구는 라이언 시티의 문전에서 공격을 전개했으나, 모두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전반전에 대구는 슈팅 수 9대2 공세를 펼쳤지만, 유효슈팅 2대1로 기록하는 등 라이언 시티의 효율적인 경기 운영에 밀리며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대구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후반전 시작과 함께 안용우와 정치인을 빼고 이근호, 김희승을 투입했다.

후반 54분 대구의 동점골이 터졌다. 홍철의 크로스를 교체로 들어간 이근호가 몸을 던져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후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지면서 경기는 수중전을 방불케 하는 악조건에서 진행됐다. 선수들이 눈을 뜨기조차 어렵고, 휘슬 소리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의 폭우였다. 공에 속도가 좀처럼 붙지 않았다.

64분 라이언 시티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투입하며 추가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폭우가 경기에 큰 변수로 작용했다. 74분 김진혁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내리는 비 때문에 골문 앞에서 멈춰 섰다. 공이 잘 구르지 않아 전술도 개인 기량도 무의미한 순간이 계속 이어졌다.

결국 정상적인 경기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주심이 76분 경기를 중단했다.

축구에서 기상 상황으로 경기가 중단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국내 팀의 경우 지난해 6월29일 태국 탄야부리의 빠툼 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울산 현대와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의 2021 ACL 조별리그 F조 2차전이 폭우로 40분가량 중단됐다가 재개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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