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정의당, 한덕수 전관예우·추경호 론스타 추궁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후보자 6명 인사청문회…곳곳서 난타전
한덕수, 김앤장 논란…추경호, 소상공인 보상 공약 파기 논란 등
박진·원희룡·한화진·박보균…후보 검증 과정서 집중 공세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주호영 위원장석에 모여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주호영 위원장석에 모여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 본관 6곳 청문회장에서 후보 검증을 두고 난타전이 벌어졌다.

국회 본관 2층 제3회의장에서 진행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선 한 후보자의 김앤장 재직 시절 전관예우를 시작으로, 배우자의 그림 판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개입 의혹 등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공세가 펼쳐졌다.

그 중 최대 검증 대상은 역시 김앤장 근무 관련으로, 여러 의원들의 질의와 질타가 이어졌다. '김앤장과 공직을 왔다갔다한 회전문 중 역대급 군계일학'이라고 꼬집은 민주당 김의겸 의원에 이어 남인순 의원은 "공직 퇴임 후 축재한 재산이 43억원에 달해 전관예우 끝판왕이라는 비판이 있다"며 날선 검증을 이어갔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도 "국무총리 퇴임 후 김앤장에 들어가서 고문이라는 직책을 달고 그 대가로 국민들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2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라며 "심각한 이해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과연 공정과 상식에 맞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 배우자 그림 판매와 관련, "아마추어 작가의 작품을 대기업 오너가 법인카드로 명의로 샀고, 비정상적인 고가 가격으로 사줬다"며 "배우자의 작품이 수천만원대 가격에 판매됐는데 '한덕수 프리미엄'이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소상공인 손실보상 공약 파기 논란 등이 주된 공격 대상이 됐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인수위의 소상공인 피해지원금 차등지급 방안 발표에 대해 "윤석열 당선인은 최소 600만원 기본 지원금을 지급하고 손실보상도 소급적용하겠다고 했는데 대폭 후퇴한 방안을 발표해 '1호 공약 파기 논란'을 일으켰다"고 꼬집었다. 박홍근 의원도 "차등지급을 하겠다고 하니 반발이 커졌다. 말 바꾸기 아니냐"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일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이호준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일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이호준 기자

론스타 의혹에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김수흥 민주당 의원은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은행제도과장이었는데 헐값 매각에 책임이 있지 않으냐"고 했고, 우원식 의원도 "당시 공개입찰이 낫다는 입장을 바꾼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추 후보자는 "2003년 외환은행이 어려움이 있어 외국 자본을 유치했고 2005년 말부터 2006년에 국회와 일부 시민단체 등이 문제를 제기해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조사가 이뤄졌다"며 "그 이후 법원은 1심, 2심, 3심에서 일관되게 문제가 없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추 후보자의 병역 면제와 관련해선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983년 9월 폐결핵으로 병역 면제 처분을 받았는데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에선 비활동성 폐결핵으로 적격 판정을 받았다"고 지적하며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터넷 도박 회사' 공방이 빚어진 아들의 엔서스(NSUS)그룹 근무 등을 두고 민주당의 거센 공격을 받았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엔서스그룹 운영 사이트에서) 현금을 걸고 포커를 친다. 국내에서는 불법이고 캐나다는 합법이어서 본사 서버를 캐나다에 둔 것이다. 조세회피의 의혹도 받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확한 해명을 하고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고 캐물었다.

또 윤건영 민주당 의원 측은 박 후보자가 3선을 지낸 직후 김앤장에서 2012년 5개월, 2013∼2015년 36개월, 2016년 1개월간 재직하며 3년 6개월 동안 총 9억6천2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일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이호준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일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이호준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청문회 시작부터 약 40분간 원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고발' 가능성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 "오늘만 잘 버티면 장관에 임명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면서 "오늘 오전까지 자료 제출이 제대로 안 된다면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위원회 의결로 국토교통부에는 경고하고 원희룡 후보자와 인사청문TF 모두 형사고발 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선 전문성과 리더십이 문제가 됐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의 "삼성전자 백혈병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만 답해 질타를 받았다.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와 관련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예상 정화 기간 등에 대한 질문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최근 10년 내 후보자가 (환경정책과 관련해) 구체적인 주장을 한 글이 없고 여러 정부위원회에 참가해서도 구체적인 발언이 없었다"며 "어떤 전문성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 의원들도 한 후보자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은 "환경부 장관은 환경부뿐 아니라 수십 개 소속·산하 기관을 관리·감독해야 하는데 후보자는 거대 기관을 관리해 본 경험이 많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두 딸의 재산 및 소득과 관련된 자료 제출을 두고 민주당 의원들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박 후보자 장녀의 재산 관련 자료와 대기업에 다니는 차녀의 소득이 이례적으로 많이 오른 데 대한 자료 제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서다.

박정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박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너무 불성실하다. 무성의한 답변 태도에 경악한다"고 지적했다.

정책 관련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이 불성실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문화예술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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