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직의 벽' 높았다… 국힘 대구 기초장 경선 6곳 모두 티켓

컷오프된 배기철 동구청장 제외 현역 모두 공천 확정
"경선, 사실상 현직자에 대한 단수 추천" 정치권 비판

4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주호영 공천관리위원장이 6·1 지방선거 대구 기초단체장 7개 구·군 경선 지역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4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주호영 공천관리위원장이 6·1 지방선거 대구 기초단체장 7개 구·군 경선 지역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현직의 벽'은 높았다.

국민의힘의 대구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에서 현직자들이 모두 승리하는 결과가 나왔다. 컷오프돼 경선에서 빠진 배기철 동구청장과 3선 연임 제한에 걸린 김문오 달성군수를 제외한 현직자 전원이 경선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며 공천 티켓을 거머쥐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는 4일 회의를 열고 수성구를 제외한 7개 지역에서 진행된 구청장·군수 후보 경선 결과를 내놨다. 수성구는 현직 김대권 구청장이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해 일찌감치 단수 추천이 확정됐다.

현직 단체장이 참가한 경선에서는 모두 현직자가 승리하면서 압도적인 '현직 프리미엄'의 영향력이 확인된 결과로 평가된다. 현직 배기철 구청장이 컷오프된 동구, 김문오 군수가 무소속인데다 3선을 채워 퇴임하는 달성군을 제외하고선 모두 현직 단체장이 경선에 승리하며 공천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출신 권영현 예비후보의 출마로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0%로 치러진 중구청장 경선에서는 현직 류규하 구청장이 최종 70.81%의 압도적 득표율을 얻어 여성 가산점에도 35.03%에 그친 권 예비후보를 눌렀다.

책임당원 투표 50%에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다른 지역에서도 '현직 우위'는 뚜렷했다. 남구는 현직 조재구 구청장이 1천518표를 얻으며 810표에 그친 권오섭 예비후보를 꺾었고, 서구도 류한국 구청장이 1천821표를 받아 1천382표를 받은 김진상 예비후보를 이겼다.

북구에서는 4천513표를 얻은 현직 배광식 구청장이 박병우 예비후보(2천740표)를 꺾었으며, 달서구도 이태훈 구청장(2천819표)이 조홍철(803표)·안대국(462표) 예비후보에게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현직이 아닌 후보가 공천을 받은 건 동구(윤석준)와 달성군(최재훈) 등 두 곳 뿐이었다.

동구는 윤석준 예비후보가 최종 3천991표를 얻어 3천945표의 우성진 예비후보를 46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꺾고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또 달성군에선 최재훈 예비후보가 4천147표를 얻으며 조성제(2천249표)·강성환(1천597표) 두 경쟁자를 압도했다.

이로써 국민의힘의 대구 8개 구·군 기초단체장 후보 가운데 무려 6곳이 '프리미엄'을 가진 현직자에게 돌아가게 됐다. 류한국·배광식·이태훈 세 구청장은 3선째에 도전하고, 류규하·조재구·김대권 구청장은 재선에 나선다.

4일 오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주호영 공천관리위원장이 6·1 지방선거 대구 기초단체장 7개 구·군 경선 지역(남구·달서구·달성군·동구·북구·서구·중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4일 오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주호영 공천관리위원장이 6·1 지방선거 대구 기초단체장 7개 구·군 경선 지역(남구·달서구·달성군·동구·북구·서구·중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 일각에선 '공정한 경선의 역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한 공천을 위해 대부분 수성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경선을 치렀지만, 결국 프리미엄을 가진 현직자들이 공천을 '싹쓸이'하는 결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현직을 포함한 경선은 사실상 현직자에 대한 단수 추천"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시당 공관위원장은 "물론 현역들이 많은 프리미엄을 갖고 있지만, 반대로 이들이 모두 당선되면 4년 뒤엔 3선 지역이 많아 교체비율이 절반 가까이 될 것"이라며 "현역을 몇 명 교체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교체지수와 경선 결과에 따를 수밖에 없다. 당원과 유권자의 뜻에 맡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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