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대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가운데 고질적인 '소음' 민원 해결이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14일 오후 8시쯤 찾은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인근 김광석 거리 골목 곳곳에서는 '버스킹' 공연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거나 플루트를 부는 등 다양한 버스커들이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골목에 분위기를 더했다.
관광객들이 여유롭게 음악을 즐기는 반면 매일같이 들려오는 공연 소리에 인근 주민들은 소음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김광석길을 담당하는 중부경찰서 동덕지구대에 따르면 매주 주말마다 소음 민원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인근 원룸에 거주하는 A(36) 씨도 "수험생인데 공부에 집중도 안 되고, 내가 원치 않는 소리를 계속 듣고 있으면 신경이 날카로워진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중구청은 사전 신청을 통해 버스킹 공연의 예약을 받으며 소음에 대한 주의사항을 고지하고 2번 이상 소음기준을 초과한 단체는 무대에 설 수 없도록 제재한다. 버스킹 소음 기준은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라 주간(오전 7시~오후 6시) 65db, 야간(오후 10시~오전 5시) 45db, 이외 시간 60db를 준수해야 하며 오후 10시 이후에는 공연할 수 없다.
문제는 공연이 열릴 때마다 소음 단속을 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큰소리로 대화하는 수준이 60db 정도인 것을 감안했을 때 통상 버스킹 공연은 소음진동관리법 수준을 넘어선다. 중구청 관계자는 "그렇다고 일일이 가서 측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민원이 들어오는 대로 최대한 확인하고 주의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김광석 거리가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소음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C(40대) 씨는 "버스킹 공연을 즐기다가 가게로 들어오거나 공연자에게 주려고 커피를 사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가게 매출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지역 공연계는 길거리 공연 문화를 지키면서도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연 기획업체인 '인디053' 이창원 대표는 "서로 원칙을 만들고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며 "행정적 투자를 통해 시스템이 잘 정착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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