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20년간 근무하며 5명의 대통령을 모신 요리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장 기억에 남는 대통령으로 꼽으며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눈물을 삼켰다.
천상현 쉐프는 26일 뉴스1의 공식 유튜브채널에 공개된 인터뷰영상에서 "김대중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저에게는 다 똑같은 한 분의 대통령이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천 씨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청와대 안에서도 권력이라는 것을 많이 내려놓고 대하셨다"며 "그걸 나중에 국민들이 알 게 된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주방까지도 들어오시기도 하셨다. 대통령이 주방까지 들어오시기 쉽지 않다. 그런 대통령은 없으셨다"라며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땐) 거짓말인 줄 알았다. 참 안타까웠다"며 울먹였다.
천씨는 "노 전 대통령은 주말에 저희(요리사)보고 '늦게 나오라'고 하셨다. 일주일에 한 번은 '너희들 늦게 나와라. 우리가 알아서 해 먹을 테니'라고 하시고 라면을 직접 끓여 드시곤 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천 씨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언급하며 "3년 전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때 '청와대 사람들이 보고 싶다'며 청소, 조경, 주방 일을 하던 사람들을 따로 사저에 초대해 점심을 주셨다"고 "여기 있을 때 높은 지위의 사람들보다 주변에서 도와주신 분들이 기억에 남으셨나보더라"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에 대해서도 "양재동 저희 가게에 한번 오셨다"고 언급했다.
천 씨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 후 청와대를 떠나던 날을 떠올리며 "주방 사람들을 불러 마지막 인사를 하셨다. '여러분들, 진실은 밝혀질 것이며 4년 동안 저한테 음식 해 준 거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하셨다"며 "고개를 숙이고 보니 대통령님 스타킹에, 엄지발가락에 구멍이 나 있었다. 그걸 보고 너무 마음이 안 좋아서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모신 전직 대통령을 향해 "셰프들은 정치적인 건 모른다. 저 한 분 한 분 모두 국민이 뽑아주신 대통령님이셨고 한 분 한 분 저한테는 소중했던 '주군'"이라며 "모셨던 대통령 중 두 분은 돌아가셨는데,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천씨는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8년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다음 해인 2018년까지, 20년간 청와대에서 요리사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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