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년 동안 바보 같은 짓을 안 하고 이 원전 생태계를 더욱 탄탄히 구축했더라면 지금 아마 경쟁자가 전혀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 원전 생산현장을 둘러본 뒤 20개 원전 협력업체 대표 등과 가진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겨냥한 듯 이 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더 키워나가야 할 원전산업이 지금 수 년간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매우 안타깝고,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며 "탈원전을 폐기하고 원전산업을 키우기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1일 당선인 시절 방문 후 두 달 만에 다시 창원 원전산업 현장을 찾은 윤 대통령은 "우리 원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예산에 맞게 적기에 시공하는 능력, 온 타임‧온 버짓(정해진 시간과 예산을 지킨다), 이것은 전 세계 어느 기업도 흉내낼 수 없는 우리 원전기업만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여기 계신 여러분께서 이 원전산업의 생태계를 수십 년에 걸쳐 탄탄히 구축하고 노력해 주신 결과"라고 추켜세웠다.
특히 간담회 전 둘러본 두산에너빌리티 공장을 언급하며 "여의도보다 더 큰 면적의 어마어마한 시설에, 과연 이런 시설들을 탈원전을 추진했던 관계자들이 다 보고, 또 이 지역의 산업 생태계를 둘러봤다면 과연 그런 결정을 했을지 의문"이라며 문 정보의 탈원전 정책에 아쉬움을 토했다.
윤 대통령은 지원을 호소하는 업계 관계자들에게 "지금 원전산업은 고사 직전 상태와 같다. 물과 영양분을 조금 줘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철철 넘칠 정도로 지원을 해줘야 살까 말까 한 상황이다. (원전)생태계가 망가지고 기술자들 떠나고 나면 수주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언급한 뒤 "앞으로 외국 정상들 만나면 원전 얘기를 많이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탈원전 정책 폐기 등 국내 원전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또 문 정부 때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탈원전은 폐기하고 원전산업을 키우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방향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산업을 신속하게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관련해선 법적 절차와 기준은 준수하되 최대한 시간을 단축해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나아가 "지금 원전 업계는 전시다. '탈원전'이란 폭탄이 터져 폐허가 된 전쟁터"라며 "비상한 각오로 무엇보다 일감, 선발주를 과감하게 해달라. 그러지 않으면 원전 업계 못 살린다. 전시엔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인 사고는 버려야 한다"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주문했다.
또 "세계 주요국들이 미래 원전시장 주도권을 두고 지금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정부가 여러분의 발목을 잡지 않을 뿐 아니라 저 역시도, 또 우리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도 이 원전 세일즈를 위해 백방으로 뛰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 '원전산업 협력업체 지원대책'과 '원전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각각 발표했다. 지원 대책엔 ▷원전 협력업체에 올해 925억원 규모의 긴급 일감 발주 ▷2025년까지 총 1조원 이상의 원전 일감 신규 발주 ▷맞춤형 수주전략으로 수출에 역량 결집해 업계의 일감 연속성 강화 ▷총 3천800억원 규모 금융애로 해소 지원과 6천700억원 규모의 기술 투자 등을 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두 달 만에 원전 산업 현장을 다시 찾아 원전 산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며 "다시 찾겠다는 약속, 그리고 직접 챙기겠다는 약속, 또 원전 생태계를 복원해 원전 최강국을 만들겠다는 그런 약속을 지키는데 오늘 행보의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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