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한국시간 5일 오전 8시쯤 5개월 간의 대장정을 시작하자 대구경북 곳곳에서도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발사 직후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리던 시도민들은 지상 교신과 전이궤도 진입까지 연이어 전해지는 성공 브리핑을 지켜보며 환호했다. 특히 시민들의 말투에는 순수한 우리 기술로 만들어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이어 다누리까지 성공적인 행보가 이어진 데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대학생 김다운(24) 씨는 "신기해서 영상을 계속 돌려보는 중"이라며 "솔직히 누리호에 이어 다누리까지 성공할줄 몰랐다. 그동안 한국의 항공우주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는데 편견이 깨졌다. 이것이 'K-우주과학' 이라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했다.
직장인 박정우(30) 씨도 "발사를 지켜보며 가슴이 벅차올랐고, 우주에 외롭게 떠 있을 우주선을 상상해보니 나도 모르게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오늘 밤 하늘은 어제와 다르게 보일 것 같다"고 기뻐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이어 성과를 낸 연구진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이들도 많았다.
프리랜서 이승현(29) 씨는 "연구진이 적은 돈으로 많은 고생을 해서 성공을 시켰다는게 대단하다. 이제 다른 나라의 도움을 덜 받고 한국이 독자적으로 수행하게 될 달 연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1월까지 다누리가 무사히 궤도에 안착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류한철(31) 씨도 "누리호에 이어 우리나라 항공 우주 역사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기분이라 매우 뿌듯하고 연구진들에게 감사했다"며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를 통해 항공우주 분야 위상이 더 높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처음으로 독자 기술을 활용해 지구 밖 천체를 탐사하게 된 데 가장 큰 의미를 부여했다.
박명구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천문대기과학 전공) 교수는 "우리가 주도한 독자적인 기술로 지구를 벗어나 다른 천체를 관측하는 첫 사례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대부분의 우주 탐사는 최고 수준 선진국들이 하는데, 우리가 그 반열에 들어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자축했다.
박 교수는 "직접 발사체(누리호)도 개발하고, 탐사선(다누리)까지 직접 만들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나중에 두 가지가 결합되면 우리 스스로 우주 개발과 관련된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준호 국립대구과학관 연구원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많이 늦긴 했지만, 달에 있는 희토류나 헬륨-3 등 희귀 자원 활용이 중요해지면서 (선진국들도) 다시 우주로 나가려는 시기에 잘 맞춰 좋은 성과를 냈다"며 "우주 개발 세계 1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 9 발사체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된 다누리는 발사 당일인 5일 오후 현재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향후 5개월에 걸쳐 까다로운 궤적 보정을 거친 뒤 12월 16일쯤 달 주변 궤도에 들어설 예정이다.
만약 다누리의 여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한국은 달 탐사선을 보내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된다. 지구와 달 거리 이상을 탐사하는 '심우주 탐사'의 첫걸음인 것은 물론, 우주 강국으로서의 지위도 굳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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