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세상의 숲 속에서 길을 잃어버릴 때, 그럴 때마다 모교가 민족 명문 사학임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가야 할 길이 확연하게 보였습니다."
송두록(고 25회) 재경대륜동창회장은 고교 동문과의 만남이 새로운 삶의 동력을 얻는 원동력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동문 모임에서 막걸리 한 잔 하고 오면, 든든했고, 사막을 걷다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었다.
이런 모임의 회장이 되는 것은 숙명이었다. 송 회장은 "회장으로서 이러저러한 사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사무국과 협의하면 따로 챙겨볼 게 없을 정도로 조직력과 추진 동력을 가졌다"며 "동문 선후배가 모교 발전과 동창회 활성화를 위해 한몸처럼 움직이고, 선뜻 기부도 한다. 한 마디로 대단한 대륜"이라며 웃었다.
대구가 코로나19 진원지처럼 뉴스에 도배(?)될 땐 속상하기도 했고 밤잠도 설쳤다. 고향 본가 친지, 친구들이 숨죽인 듯 지내던 시절이었다. 도시 전체를 봉쇄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송 회장은 "대구에서 방역 활동에 앞장 서던 후배 의사들과 논의하니 마스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대구로 마스크 보내기 운동'을 벌였다"면서 "십시일반 모은 거금 1억원도 대구시에 전달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고교 동창회 차원에서 그렇게 한 학교는 잘 없었다고 전해들었다"고 했다.
모교 발전을 위해서는 장학금 지급, 장학학사 운영 등을 하고 있다. 개교 100주년을 넘어선 계획으로 ▷오대양육대주프로젝트 ▷노벨프로젝트도 기획 중이다.
송 회장은 "학교 다닐 때 부르던 응원가가 '오대양의 넓은 바다와 육대주의 벌린 마당은 우리들의 철혈남아 혈무대라'로 시작한다"며 "해외로 나가 맹활약하는 선후배와 동문 의식을 공유하려는 게 오대양육대주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이어 "후배들 중에 노벨경제학상, 노벨의학상 등을 수상할 뛰어난 인재를 발굴, 육성하려고 한다. 민족 명문 사학 대륜 백년을 넘어선 천년 대륜을 지향하는 게 노벨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고교 1학년 운동장 조회 당시 최유련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 가슴에 불조심같은 표어를 붙여선 안 된다. 아이들 자체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얼마나 인륜을 생각하는 가르침인가요? 개교 은인인 김영서 옹도 '백성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하셨습니다. 겸손함과 충정이 대단했습니다. 제 삶도 그렇게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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