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포] 대구 연경지구 상가 입주 2년 지나도록 '텅텅'

8월 기준 1만7천명 거주에도 통행 차량·사람 찾기 힘들어
텅빈 건물, 임대 문의 수두룩…상인·LH "상가 활성화 노력"

11일 대구 북구 연경지구 나대지에 잡초가 무성히 자라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1일 대구 북구 연경지구 나대지에 잡초가 무성히 자라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9일 찾은 대구 연경지구. 상가 건물들 곳곳에는
지난 9일 찾은 대구 연경지구. 상가 건물들 곳곳에는 '임대 문의'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손님 유입에 가장 유리한 1층이 비어있는 건물들도 수두룩했다. 임재환 기자

지난 9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 북구 연경지구. 약 1시간 동안 둘러봤지만 거리에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반적인 주거지역과 비교했을 때 통행차량도 현저하게 적어 도로는 한산하기만 했다. 제 시간에 맞춰오는 시내버스가 간간이 눈에 띌 뿐이었다. 버스 내 승객도 2, 3명이 전부였다.

카페 등 편의시설도 마찬가지였다. 주말에도 카페 내부에는 테이블 1곳을 차지한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지난달에 오픈했다는 한 카페 점장 A(38) 씨는 "신도시라는 데에 매력을 느끼고 들어왔는데, 일주일만 반짝 매출을 경험하고 조용하다"며 "주말효과는 아예 없고, 낮에는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 같지도 않다"고 하소연했다.

외곽순환도로를 품고 주거 신도시로 주목받았던 대구 연경지구가 입주가 시작된 지 2년이 넘도록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거주율은 높지만,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상가 시설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150만5천174㎡ 면적의 연경지구는 북구(연경동)와 동구(지묘동)에 걸친 택지지구로, 지난 2014년 착공됐다. 2020년부터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올해 8월 기준 1만7천614명이 거주하고 있다. LH가 목표로 한 정주인구(2만972명)의 84% 수준이다.

문제는 높은 거주율에도 상가들이 활성화되지 않아 유동인구가 없다는 점이다. 동화천로에서 연경지묘로 방면의 상가 거리는 연경지구 일대 가장 번화가로 불리지만, 건물 6개 가운데 3개에 '임대 문의'의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인근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B(40대) 씨는 "가족들끼리 갈 곳이 마땅찮아 이시아폴리스까지 가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사정은 더욱 좋지 않았다. 가장 입지가 좋은 1층이 텅 비어있는 건물들이 수두룩했다. 6층 규모의 한 건물은 통째로 비어 있었다.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에 월세 200만원 하던 1층 자리가 18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물을 지어도 세가 나가지 않는 상황이 속출하자 분양받은 필지를 나대지로 방치하는 경우도 적잖다. 공실이었던 건물들 사이로 나란히 붙어 있는 두 필지는 성인 무릎 높이까지 무성히 자란 풀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방치됐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인근 상인들은 상가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로 지난달 연경상가연합회를 발족했다. 연합회 한 관계자는 "앞으로 연합회 상인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개선할지 논의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현재 매각되지 않은 공공시설용지를 지자체에 공영주차장으로 무상 임대하는 등 주민 편의와 상가 활성화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찾은 대구 연경지구. 주말이었음에도 유동인구와 통행차량이 없어 도로가 한산한 모습이다. 임재환 기자
지난 9일 찾은 대구 연경지구. 주말이었음에도 유동인구와 통행차량이 없어 도로가 한산한 모습이다. 임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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