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2곳에 반도체장비 수출통제 1년 유예…삼성·SK, 한숨 돌려

중국 공장 업그레이드 장비는 포괄적 수입 허가
한국기업 2곳 피해 없게 배려한 것이란 분석 나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시름 놨다. 최근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해서는 1년 간 미국 정부에 허가를 신청하지 않아도 장비를 수입하도록 허용해서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 같은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향후 1년 간 별도의 추가 절차를 밟지 않고도 장비를 공급받을 수 있게 돼 중국 내에서의 생산에 차질은 빚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애초 상무부는 지난 7일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 기업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중국 내 생산시설이 중국 기업 소유라면 '거부 추정 원칙'을 적용,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했다. 다만 외국 기업이 소유한 생산시설이라면 개별 심사로 결정한다고 했다.

이번 방침은 한국 기업의 입장을 배려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은 1년 동안 건별 허가 없이도 장비를 수입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사실상 수출 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한 셈이기 때문이다. 두 기업 모두 중국 내 공장 수준 향상 작업을 진행 중인데 이에 필요한 장비를 쉽게 들여올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방침이 1년 뒤에도 계속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미국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 아니라 미래 사업이라면 장비 수입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허용할지 한국 측과 계속 협의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을 업그레이드하는 동안 건별 신청을 하지 않아도 수입할 수 있게 한 조치에 그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을 운영하는 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미국 측과 긴밀하게 협의했다. 현재 진행 중인 업그레이드 과정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미국 정부도 수출통제 조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과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미국 입장에서도 수출통제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반도체 강국으로 꼽히는 한국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 결국 한국 정부가 협력하는 데 부담을 덜려면 한국 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협의 과정에서 미국이 우리 측에 다국적 기업의 반도체 생산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궤를 같이 하는 얘기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 정부가 중국이 아닌 반도체 기업 최소 2곳에 허가를 신청하지 않고도 수출통제 대상 제품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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