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은 지난밤 대참사의 슬픔으로 가득했다. 후배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사고현장에 온 고교생부터 친구이자 직장동료를 잃은 외국인까지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사고 현장 인근 이태원역 1번 출구에는 추모공간이 마련됐다. 유족과 지인, 시민들이 참사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화와 촛불 등을 놓으면서 자연스럽게 마련된 곳이다. 차마 추모공간과 사고 현장에 다가가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있었다.
사고 현장 옆에 꽃을 놓으며 친구를 추모하던 터키 국적의 무초 악소이(26) 씨는 친구 마크에 대해 말하며 울먹였다. 기도를 마친 그는 "나는 이곳에서 5년간 살면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내 친구 마크가 이곳에서 죽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사망자 조회에서 친구를 확인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실종된 17세 고교 후배를 찾으러 나온 선배 박모(18) 군은 "사건 소식을 듣고 핼러윈에 놀러 갔다고 한 후배가 연락이 안 돼서 새벽에 달려왔다"면서 "아직도 실종자 조회가 안 되는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사실 새벽 현장에서 본 누워있던 시신들에 아직도 충격이 크다"고 고백했다.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당시 참담하고 위험했던 상황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인근에서 와인 배달업을 하는 정모(35) 씨는 "'와 저거 뭐야?'라면서 심폐소생 중에도 옆 술집에서는 사진 찍고 웃고 떠드는 모습을 봤다"며 "그 모습이 잊히지 않는 충격이었다"고 털어놨다.
이태원역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모(60대) 씨는 이번 핼러윈 인파에 대해 "그동안 본적 없는 규모였다. 오늘이 제일 많았다"면서 "무서울 정도였다. 사람들이 너무 몰려와 11시에 그냥 가게 문을 닫았다"고 긴박했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사상자 중 일부가 이송된 인근 순천향대병원에도 피해자 가족과 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0일 오후 6시 기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153명, 중상자가 37명, 경상자가 96명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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