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태원 압사 참사 재발을 막아라" 대구 도심 위험 요인은?

대구시‧중구청‧경찰 합동 안전점검…30일 오후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동성로 클럽골목 점검
건축물 내부에도 압사 사고 위험 ↑, 협조 안하는 업주들도 상당수

30일 오후 9시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시와 중구청, 경찰 등 합동점검반이 클럽골목 일대에 압사 관련 위험요인 파악에 나섰다. 임재환 기자
30일 오후 9시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시와 중구청, 경찰 등 합동점검반이 클럽골목 일대에 압사 관련 위험요인 파악에 나섰다. 임재환 기자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150여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 재발 방지를 위해 대구시와 중구청, 경찰 등 합동점검반이 대구 도심의 위험요인 파악에 나섰다.

핼러윈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 30일 오후 9시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 일대. 이태원 사고 여파로 전날만큼 붐비진 않았으나 '핼러윈 코스튬'을 한 이들과 구경꾼들이 모여 밀집된 모습도 간혹 보였다.

이날 합동점검반은 압사 사고가 좁은 도로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히려 건물 내 협소한 공간에서 인파가 몰릴 경우 사고 위험성이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점검반은 가장 먼저 2층에 있는 술집들을 찾아 계단 적치물 여부를 확인했다. 인파가 밀집한 상황에서 가파른 계단에 놓인 적치물에 걸려 넘어질 경우 압사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점검반 한 관계자는 "화재 등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음료수 박스 같은 적치물에도 손님들이 도미노처럼 넘어지면서 인명 피해가 날 수 있다. 항상 피난 통로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업주 A(27) 씨는 "이태원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부터 하나씩 지켜나가겠다"고 대답했다.

동성로 일대 클럽들에는 적정 인원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석 수만큼 손님을 받는 음식점과 달리 클럽은 밀집 정도가 높아 압사 사고를 부추길 수 있어서다. 또 내부 조명이 어두운 탓에 부상자를 발견하기도 어렵다.

아울러 이번 이태원 사고처럼 큰 음악소리가 인명 구조를 방해할 수 있다. 이태원 참사 발생 직전 "살려달라"는 외침이 있었지만, 음악에 묻혀 구조 요청이 묵살됐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점검반은 대화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음이 큰 술집들을 찾아 이태원 사고를 설명하며 "볼륨을 줄여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상당수 가게들이 퉁명스럽게 반응했다. 수차례 권고에 마지못해 소리를 낮췄다.

점검반 관계자는 "업주들이 점검을 나왔을 때만 볼륨을 줄였다가 다시 키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구조를 위해서라도 평소에 음악 소리를 낮추는 게 필요하지만 협조가 안 돼 곤란한 상황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도 기동대 50여명을 투입해 질서 유지에 나섰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밀집했는지 보기 위해 점검을 나왔다. 사람들이 붐비는 주말 추이를 지켜보고 추가 점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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