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에 대해 "용산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핼러윈 대책회의 대신 야유회와 바자회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JTBC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SNS에 야유회와 바자회 등에 참석하며 하루를 보냈다며 글을 올렸다. 같은 날 용산구청에선 핼러윈 대책회의가 열렸다. 박 구청장의 불참으로 핼러윈 대책회의는 지난해와 달리 부구청장이 주재하게 됐다.
박 구청장은 용산구가 경찰 및 이태원 상인들과 핼러윈 간담회를 열었을 때도 원효1동 어르신 물품 후원식과 청파2동 청사 준공식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구청장은 또 이태원 참사 당일 지지자들과 함께 있는 단체채팅방에서 누군가 처음 112신고가 접수된 직후인 오후 6시 40분쯤 인파로 가득했던 해밀톤 호텔 뒤편 사진을 올렸으나, 조치 대신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오후 8시 30분쯤 자신이 용산구 의회에서 발언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또 이태원 참사 당일 고향인 경남 의령에 갔다가 오후 8시가 넘어 서울에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박 구청장 측은 핼러윈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지난해 민관합동회의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구청장 주재로 이루어진 거라 올해의 핼러윈 대책 회의와 성격이 다른 것"이라며 "통상 용산구 자체적인 대책 회의는 부구청장 주재로 진행돼 왔다"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 측은 이태원 참사 당일 고향에 다녀온 것에 대해서는 "주민과의 행사에 매일 참석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의령에 내려갔던 것도 집안일뿐 아니라 의령군의 한 축제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박 구청장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 용산구청의 책임론에 대한 질문에 "저희는 전략적인 준비를 다 해왔다.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며 "이건(핼러윈은) 축제가 아니다"며 "축제면 행사의 내용이나 주최 측이 있는데 내용도 없고 그냥 핼러윈데이에 모이는 일종의 어떤 하나의 '현상'이라고 봐야 된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박 구청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 오후 8시 20분과 9시쯤 두 차례나 현장 근처를 지나갔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구청장이 지나간 곳은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 호텔 옆 골목의 도로 맞은편에 있는 상가 뒷길로, 참사 현장과 4분 거리다.
이에 대해 용산구 관계자는 "박 구청장이 지방 일정이 있어서 다녀오는 길에 구청 근처에서 내려 이 근처를 걸어가게 된 것"이라며 "이태원은 원래 금요일과 토요일에 사람이 많아 평상시 주말 수준의 이태원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는 지난 29일 밤 핼러윈을 앞두고 최소 수만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참사가 났다. 이 참사로 지금까지 156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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