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부터 중·고등학생들, '체크무늬' 교복 못 입는다

한국학생복산업협회, 버버리 사와 조정 거쳐
경북 중학교 3곳, 고등학교 1곳 대상
신입생만 교복 디자인 변경… 재학생은 변경 불필요

글로벌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체크 무늬 패턴의 모습. 인터넷 캡처
글로벌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체크 무늬 패턴의 모습. 인터넷 캡처

글로벌 명품 브랜드 버버리(Burberry)하면 떠오르는 체크무늬가 내년부터는 우리나라 교복 디자인에서 사라지게 된다.

13일 한국학생복산업협회와 경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버버리는 국내 일부 중·고등학교 교복에 사용되던 체크 패턴 무늬가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 문제의 체크무늬는 버버리를 대표하는 패턴이기도 하며 상표권으로 등록돼 법적 보호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버버리의 체크무늬는 지난 1924년 버버리가 검정, 하양, 주황, 밤색의 패턴에 중세 기사 문양을 넣은 고유의 체크무늬를 선보이며 대중에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무늬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전통 문양인 타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체크무늬는 이후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버버리 브랜드의 상징이 됐다.

이 때문에 한국학생복산업협회는 지난 5월 버버리 측과 조정을 거쳐 내년부터는 문제의 디자인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버버리를 대표하는 체크무늬는 학생들의 교복 소매나 옷깃, 치마 원단 무늬 등 다양하게 사용돼 왔었다.

따라서 내년부터 해당 무늬를 사용하는 전국 200여 곳의 중·고등학생들의 교복이 변경돼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경북지역에서도 4개 학교(중학교 1곳, 고등학교 3곳)가 해당 무늬를 교복 디자인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부터 해당 학교 신입생들은 바뀐 디자인의 교복을 입게 될 전망이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문제가 되지 않도록 교복 디자인 변경을 요청했다"며 "이미 교복을 구매한 재학생들은 앞으로 바뀔 디자인의 교복을 별도로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5년 경북 안동지역의 한 떡 판매점이 명품 브랜드 버버리 사와 상표분쟁을 겪기도 했었다.

대(代)를 이어 가업을 이어오는 '버버리 찰떡'은 새로운 제품 출시 후 특허신청을 했지만 버버리의 이의 제기로 신청이 거절됐다. 이에 버버리 찰떡은 특허심판원에 '상표등록 출원 거절 결정 불복' 심판을 청구했다.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말인 '버버리(벙어리의 방언)'를 지역 특산품에 쓰지 못하게 막는 것은 글로벌 기업의 횡포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법원은 버버리 찰떡의 손을 들어주며, 상표권 소송에서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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