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사발주' 돌려 먹기로 화합?…코로나 나몰라라 한 상주시 보건소장

감염병 예방 앞장서야할 기관이 "복지부 화합을 위한 회식 문화"
보건소장 A씨 회식 때 '화합하자'며 사발주 마시게 해
상주시, 해당 기관에 경고 처분…보건소장 "위로 차원, 강압 없어"

상주시 보건소 전경
상주시 보건소 전경

"보건복지부에서는 화합을 위해 술을 대접에 담아 돌려먹는다."

경북 상주시 보건소장 A씨가 직원들과의 회식자리에서 일명 사발주를 돌려 물의를 빚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앞장서야할 보건소장이 감염 위험성 있는 행위를 해 지탄을 받는 가운데 시는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보건소에 기관경고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상주시 감사부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보건소장 A씨는 직원들과 두 차례 저녁 회식을 하면서 대접 한 그릇에 소주와 맥주 등을 섞은 일명 '사발주'를 만들어 직원들과 돌아가면서 마셨다.

첫 번째 회식 때는 15명, 다른 회식 때는 10명이 참석했고 절반 이상은 여직원들이었다.

이 자리에서 A씨는 이를 보건복지부의 회식 문화라고 강조하며 상주 보건소 직원들에게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보건복지부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7월 상주시 보건소장으로 파견됐다.

한 참석자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회식 자제와 그렇지 않은 경우 개인 술잔 사용, 술잔 안돌리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때에 보건소 회식자리서 이런 일이 벌어져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다른 참석자는 "감염병 방역 수칙 준수와 홍보에 앞장서 온 직원들은 황당해 했다"면서도 "부서장이 그렇게 하자는데 못한다고 하면 분위기를 깨는 것이어서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같은 행위는 이후 외부로 알려졌고 상주시의 감사까지 이뤄지게 됐다.

보건소가 기관경고를 받게 됨에 따라 100여 명의 직원들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 업무를 보느라 많은 고생을 했지만 각종 포상과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게 됐다.

보건소장 A씨는 "고생하는 직원을 위로하고 화합을 바라는 뜻에서 보건복지부 문화를 알려주는 순수한 차원이었다"며 "강압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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